외식·웨딩·유통·예술계 일상회복 움직임에 활기
기업들 신규 채용 재개·대학 대면 수업 확대 나서

`위드 코로나` 시행 나흘째인 4일 대전시청 남문광장 놀이터를 찾은 유치원생들이 깊어가는 가을 단풍 아래서 야외학습을 하고 있다. 최은성 기자
`위드 코로나` 시행 나흘째인 4일 대전시청 남문광장 놀이터를 찾은 유치원생들이 깊어가는 가을 단풍 아래서 야외학습을 하고 있다. 최은성 기자
2년여 째 이어져 온 코로나19 사태로 움츠려 있던 지역 사회가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 기조에 맞춰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동안 침체일로를 걷던 지역 경제는 개선을 위한 반등에 나섰고, 문화·예술계와 대학가 등에도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봉쇄에 가까운 고강도 제한으로 휴·폐업의 기로에 서 있던 외식업계와 유통업계 등은 `위드 코로나`에 맞춰 재도약을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소비자들도 일상으로의 복귀에 속도를 내는 등 오랜만에 지역 사회 전반에 걸쳐 역동적인 모습이 감지된다.

인원 제한 완화를 가장 반기는 것은 지역 외식업계다. 그간 영업시간 축소와 인원 제한 등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존마저 위협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비수도권인 대전지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사적모임 인원이 최대 12명까지 허용됐다. 위드 코로나 나흘째인 4일 낮 12시 서구 둔산동 한 중식당에서는 대여섯 명부터 10여 명까지 단체손님들로 북적였다. 해당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 강모(48)씨는 "그동안 단체룸이 있어도 4명 이하로만 가용됐는데 이제는 10명 이상으로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지 4일밖에 안 됐지만 단체 예약이 확실히 많아지고 벌써부터 연말 송년회를 위한 단체예약 문의도 크게 늘었다"고 함박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위드 코로나와 본격적인 웨딩시즌이 겹치면서 예식장도 다시금 붐비고 있다. 백신 접종 여부 구분 없이 100명 미만이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2차 백신까지 맞은 접종 완료자는 500명 미만까지 모일 수 있어서다. 접종 완료자 200명과 비접종자 49명이 모여 250명 미만으로 예식을 진행해도 된다. 식사 제공도 가능하다.

유성구에 위치한 한 웨딩홀 관계자는 "결혼시즌과 방역 완화 조치 시기가 맞물리면서 예약은 물론 문의까지 빗발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시행됐을 때보다 식사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하객들도 보다 많이 방문하고 있어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역 웨딩홀에 예식 횟수가 늘어나며 가전과 가구, 해외 시계, 해외 보석 등 혼수 관련 상품 매출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따르면 지난달 15-31일 동안 명품시계(15%)와 가전(15%), 가구(20%), 주얼리(20-25%) 상품군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동안 롯데백화점 대전점 또한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많은 가전·가구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30-50% 이상 뛰었다. 예물시계로 유명한 브랜드 중에서는 100% 이상 매출이 급등한 브랜드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기업들도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라 잠시 닫아뒀던 채용 문을 다시 열고 있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코로나 19 여파로 면접 등 대면 채용이 어려워져 공채 일정을 지속해 미뤄왔다"면서 "일상회복에 맞춰 그동안 연기했던 채용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신입 직원뿐 아니라 경력직 채용도 예년보다 규모를 넓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문화예술계도 들썩이고 있다. 공연장 수용 좌석이 기존 30-50%에서 70%까지 늘었고, 주요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 인원 제한도 완화되면서다. 문화예술계는 위드 코로나 전환에 발맞춰 예술 향유와 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다.

우선 둔산예술단지는 해외초청공연 3건을 올리는 등 연말 관객맞이에 나선다. 대전문화재단은 고강도 거리두기 기간 동안 온라인 공연으로만 선보였던 버스킹 공연 `들썩들썩 인 대전`과 마을 합창단 공연 등을 야외 대면무대로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연극계와 영화계 역시 백신 할인과 백신 패스관 등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으로 연말 성수기 특수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 대학가도 대면수업을 대폭 확대하며 생기를 되찾고 있다. 충남대학교를 비롯한 국립대와 일부 사립대들은 실험·실습·실기 과목을 중심으로 전면 대면수업을 실시하는 한편 이론 과목도 강의 인원에 따라 현장 수업을 병행한다. 여기에 교육부가 겨울 계절학기를 시작으로 내년도부터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보릿고개를 견뎌내던 대학 상권 또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충남대 인근 유성구 궁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29) 씨는 "점점 상황이 좋아지는 것이 보여 힘을 내고 있다"며 "내년 대면 강의가 전면 실시되면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지·김지은·이태민·조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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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행 나흘째인 4일 대전시청 남문광장 놀이터를 찾은 유치원생들이 깊어가는 가을 단풍 아래서 야외학습을 하고 있다. 최은성 기자
`위드 코로나` 시행 나흘째인 4일 대전시청 남문광장 놀이터를 찾은 유치원생들이 깊어가는 가을 단풍 아래서 야외학습을 하고 있다. 최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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