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만 37만개…나로호 때도 원인 분석 5개월 소요

사진=항공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사진=항공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 21일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단 엔진이 조기 종료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발사조사위원회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2차 발사가 반 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원인이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거나 단일 문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내년 발사 계획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우연은 고흥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 팔라우 추적소에 설치된 원격자료수신장비(텔레메트리)의 누리호 데이터를 취합하고 있다. 각 장소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실제 비행 시간을 동기화하고, 자료가 취합되면 본격적으로 누리호 비행 계측 데이터를 분석할 예정이다.

텔레메트리는 발사체의 비행궤적과 동작 상태 등을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다. 누리호의 3단부 엔진이 조기 종료된 만큼, 비행 후반부 자료를 수집하는 팔라우 추적소 내 데이터를 세밀하게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3단부 밸브 오작동이나 탱크 가압 시스템 이상 등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원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비행 계측 데이터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신속하게 누리호 발사 조사위원회를 꾸릴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내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데이터 분석 등 시간을 고려할 때 내달 초쯤 외부전문가 등을 포함한 10명 내외로 구성이 완료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조사위원회에서 임무 실패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다면 내년 5월 2차 발사 계획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용된 부품만 37만 개에다 복합적인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나로호 발사 때에도 실패 원인을 밝히는 데 5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 바 있다. 누리호는 아직까지 3단부 엔진의 연소 시간이 당초 계획보다 46초 모자라 위성 모사체가 목표궤도 안착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항우연 연구진이 주축이 돼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발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신속하게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