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큐 크립톤'·표준연 '양자직접통신 기술' 주목
KISTI, 양자보안연구회 설립

ETRI가 개발한 단일광자 생성 및 양자 게이트 회로가 단일 칩으로 구성된 패키지. NST 제공
ETRI가 개발한 단일광자 생성 및 양자 게이트 회로가 단일 칩으로 구성된 패키지. NST 제공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해킹이나 도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연구가 활기를 띄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물리적 상태를 활용해 고안한 암호 체계를 말한다. 빛의 가장 작은 단위인 광자에 정보를 실어 보내는 통신방식으로, 해킹이나 도청이 원천 차단되는 과학적 원리를 갖고 있다. 복제가 불가능하고 누군가가 큐비트(Qubit·양자 정보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최소 정보 단위)의 성질에 손을 대면 그 자체로 체계가 붕괴돼 차세대 암호기술이라 불린다.

19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올해 국제양자내성암호 학술대회인 `피큐크립토(PQCrpyto 2021)`에서 암호 양자안전성 검증플랫폼 `큐 크립톤`을 소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큐 크립톤은 공개키 암호시스템의 하나인 RSA 등과 같은 기존 암호와 차세대 양자내성암호(PQC) 등 다양한 암호체계의 양자안전성을 검증하는 플랫폼이다. 양자컴퓨팅 환경에서 다양한 암호가 갖는 안전성을 분석한 연구는 최초인데다,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안전한 암호 체계를 검증할 수 있다.

ETRI는 2011년 국내 최초로 25㎞ 거리에서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고, 2018년에는 `조건부 회전 게이트(Controlled-Rn)`라는 기본 양자연산에 대해 발전된 형태의 세 가지 효율적인 컴파일 방법을 개발한 뒤 미국 등에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손잡고 양자암호통신 전송 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표준기술 연구를 시작하기도 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지난 3월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와 공동연구를 통해 도청 걱정이 필요 없는 `양자직접통신` 기술을 개발했다. 공동 연구팀은 20㎞에 이르는 국가용 양자암호 시험통신망에서 양자직접통신 기술을 구현했다. 이는 2019년 대전 지역 내 50㎞ 길이의 국가용 양자암호 시험통신망을 처음으로 개통한 이후 이뤄낸 유의미한 성과다.

지난 5월에는 ETRI 등과 함께 기존 기술보다 5배 이상 정확하게 큐비트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계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하면서도, 기존 방법보다는 훨씬 단순한 규칙을 활용해 양자응용 기술의 실질적인 속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KRISS는 2017년 `양자측정센터`를 `양자기술연구소`로 승격하며 양자 스핀, 양자역학계, 양자정보 등의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연구공간을 공유하고, 지식재산권 등을 공동으로 출원·관리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한국정보보호학회 양자보안연구회를 설립했다.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 등을 연구하고, 기술 표준과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다.

NST 관계자는 "양자컴퓨팅 기술은 모든 국가들이 과학패권을 쥐고 산업의 패러다임을 이끌고자 뛰어드는 산업"이라며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양자기술 선진국과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양자통신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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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 양자기술연구소 이상민 책임연구원이 양자 상태를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NST 제공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이상민 책임연구원이 양자 상태를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N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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