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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황금들녘을 바라보며

2021-10-07 기사
편집 2021-10-07 07: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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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강대원 신부·대전교구 천주교 홍보국장
선선한 바람과 따가운 햇빛이 교차하며 공존하는 계절. 그 차이가 공존하기에 들녘의 곡식과 과일들은 무럭무럭 자라나게 되어 자연도, 사람도 긴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짙은 녹색의 들판과 산들의 색깔이 며칠 사이에 변한 듯 보이지만, 실상 자연은 이미 가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오래전부터 해왔을 것입니다.

오늘 칼럼을 준비하며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나는 아홉 달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해왔는지, 어떤 열매를 맺고 어떤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지를 바라보게 됩니다. 천주교 신부의 삶이라는 것이, 그리고 보통의 많은 사람들의 삶이라는 것이 특별하다면 특별할 수 있고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습니다. 작년과는 조금 다른 옷을 입고 살아 왔지만 신부로서의 삶은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다만 새로이 입은 옷으로 인해 지금까지는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참 많이 하면서 지내왔습니다. 그 시작에 있어서 참으로 막막하기도 하였지만 한참이 지난 뒤 어떤 열매를 맺고 있는지를 바라보니, 나름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앞으로 더 다양한 열매와 풍성한 수확을 거두어야 하지만 첫 걸음의 결과로는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공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홍보국장으로 지내며 아주 미약하지만 신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상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단일 성지(聖地)로는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해미무명순교자성지'가 국제성지가 되어, 이 기쁜 일을 모두가 함께 나누고 동참하자는 의미에서 '해미국제성지순례길'이라는 영상물을 만들어 게시하였고, 코로나로 인해 영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여러 강의들을 현재 만들고 있고 조만간 게시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네 명의 대전교구 신부들이 함께 모여 가톨릭성가를 부르는 것을 시작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성당에서, 함께 모였을 때 성가를 부를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되다 보니 많은 신자들이 아쉬워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부족한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나를 위한 일이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일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대전일보의 종교인 칼럼을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천주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일들을 하기도 하였지요. 이 모든 것이 올 한 해 열매를 맺은 것들입니다.

오늘 신문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올 한 해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한 해를 시작하며 많은 다짐을 하며 작년과는 다른 한 해, 예년과는 다른 나의 모습으로 지낼 것을 생각한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 어떻습니까? 한 해를 살아오면서 어떤 열매를 맺었고 얼마만큼의 수확을 거두고 계신지요? 물론 2021년은 아직 좀 많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도 늘 그렇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올 해는 그렇고, 내년에 잘 해보자.'라는 식으로 급하게 마무리하는 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올 해는 좀 다르게 지내보았으면 합니다. 저도 그렇고, 독자분들도 그렇고, 가을이라는 수확의 계절에 우리가 한 해 동안 열매 맺은 것들을 바라보고 잘 수확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였으면 합니다. 그래서 올 해는 다른 때보다 더 풍성하고 알찬 한 해가 되어,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기쁘고 보람된 한 해로 남았으면 합니다. 그 시작은 '나중'이 아닌 바로 '지금'입니다. 강대원 신부·천주교 대전교구청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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