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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편지

2021-09-23 기사
편집 2021-09-23 07: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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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오정무 대전시기독교연합회 회장
추석 명절, 가족들끼리 잘 보내셨는지요?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읽은 명절에 있을 법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하나 적어 보았습니다. 명절이 가까이 오자 며느리가 시부모님에게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며느리가 보낸 문자)

"아버님, 어머님! 모처럼 큰맘 먹고 핸드폰으로 문자 편지를 보내니 보세요. 우리는 부모님의 기쁨조가 아닙니다. 나이 들면 외로운게 맞죠. 그리고 그 외로움을 견딜줄 아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고요. 자식 손자 며느리에게서 인생의 위안이나 기쁨을 구하지 마시고 외로움은 친구들이랑 달래시거나 취미생활로 달래세요.

그 나이엔 외로움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고 나이 들어서 젊은이 같이 살려하는게 어리석은 겁니다. 마음만은 청춘이고 어쩌고~ 이런 어리석은 말씀 좀 하지 마세요. 늙으면 말도 조심하고 정신이 쇠퇴해 판단력도 줄어드니 남의 일에 훈수드는 것도 삼가시구요, 그리고 세상은 엄청 많이 바뀌었으니 내 가진 지식으로 젊은 사람보다 많이 알고 대접받아야 한다는 편견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몇개월에 한 번을 하든, 1년에 한 번을 하든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세요? 무소식이 희소식 아닌가요~ 이제는 그런것 가지고 애들 아빠 그만 괴롭히세요, 마지막으로 이번 추석에는 두 아이들 데리고 몰디브로 여행가니까 시골에 내려가지 못해요. 그렇게 아시고 10만원 어머니 통장으로 입금해 놓았으니 찾아 쓰세요."

(시어머니의 문자 답신)

"고맙다. 며늘 아가야~ 형편도 어려울텐데 이렇게 큰 돈을 10만원씩이나 보내주고~ 이번 추석에 내려오면 선산 개발비로 보상받은 거 60억 원하고 요 앞에 도로 난다고 토지 보상 받은 30억 원 합해서 삼남매에게 나누어 줄랬더니~ 바쁘면 할수없지 뭐 어쩌겠냐? 여행이나 잘 다녀와라. 제사는 이 에미가 모시마."

(며느리의 답신)

"헉!! 어머니 친정 부모님한테 보낸 메세지가 잘못 갔네요ㅜㅜ, 친정에는 몰디브 간다 하고서 연휴 내내 시댁에 있으려고 했거든요 헤헤^^;; 어머님 좋아하시는 육포 잔뜩사서 내려갈게요 항상 딸처럼 아껴주셔서 감사해요~♡ PS: 오늘은 어머님께 엄마라고 부르고 싶네요! 엄마 사랑해요♡"

(시어머니가 보낸 답장)

"사랑하는 며늘아! 엄마라고 불러줘서 고마운데 이걸 어떡하면 좋니. 내가 눈이 나빠서 만원을 쓴다는게 억원으로 잘못 눌렀다. 선산 판 거 60만 원, 보상받은 거 30만 원. 합해서 너희들 나눠주려고 절반쯤 남겨놓고 남은 걸로 제사 모시려고 장 봐놨다. 얼른 와서 제수 만들어다오. 사랑하는 내 딸아. 난 너 뿐이다."

(며느리가 마지막 보낸 편지)

"어머님 어쩌죠? 비행기 표가 환불이 안 된다네요… 갖다 와서 시간날 때 언젠가 찾아 뵐게요. 명절 잘 보내세요"

(시어머니 혼잣말)

"나쁜 X. 선산개발비 60억 원, 보상받은 거 30억 원인데, 국물도 없다. 두 남매 주고 남은 것, 몽땅 양로당 건축비로 바칠란다."

세대가 악하여 모든 것이 돈으로 물질로 환산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질 때문에, 이기적 욕망 때문에 가족관계도 허물어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가도, 세대가 변하여도 하나님이 말씀하신 천륜은 변하지 않습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피로 맺은 관계는 변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시절, 황폐했던 이 땅을 눈물과 사랑으로 일궈오신 우리들 부모님의 숨결이 이 땅에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들이 있었음을 잊지 맙시다. 영원히 변치않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오늘 이 시대를 향하여 이렇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에베소서 6장 1~3절)"

오정무 대전시기독교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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