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소비자시장연구팀장
이경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소비자시장연구팀장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용어는 단연 ESG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기조가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 세 가지 측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갑자기 등장한 신조어는 아니다. 2006년 공식 명명된 용어로 2015년 UN총회의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 합의 이후 기후변화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업 경영활동에 있어서도 `지속가능성` 이슈가 크게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여러 기업들이 ESG 경영을 앞다퉈 선언하고 있다. 소비자와 소비생활 측면에서도 친환경 소비, 지속가능 소비, 사회적 가치 소비 등을 화두로 자원 순환의 중요성과 적극적 실천의식이 강조돼 왔다. 올 6월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ESG 관련 소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는 리사이클(Recycle) 즉 재활용이다. 관련 플랫폼인 리퍼브몰의 경우 전년 대비 이용률이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지향적 관점에서 해당 시장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리퍼브란 리퍼비시드 프로덕트(refurbished product)의 줄임말로 유통 또는 판매하는 과정 중 소비자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미세한 하자로 인한 반품, 매장전시품 등을 사업자가 손질·재포장해 판매하는 제품을 의미한다. 노트북 등 전자기기와 가전, 생활용품,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리퍼브 전문매장까지 속속 생겨나면서 사회 전반에서 ESG가 강조될수록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리퍼브 시장이 성숙되기 전까지 소비자가 중고제품과 리퍼브 제품의 차이점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교환·환불 조건 등 리퍼브 관련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거래상 문제와 품질 관련 안전 이슈 등 다양한 소비자문제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안전과 관련성이 높은 리퍼브 가구 시장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관련 제도 마련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업과 소비자, 시장 모두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속가능성 추구라는 사회적 요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원 순환으로 대표되는 리퍼브 시장도 ESG 기조에 맞게 소비자 지향적으로 정비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경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소비자시장연구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