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참가율 감소추세에도 대출은 증가
대전지역 청년세대 10명 중 4명 '대출 있다'

경기부진과 함께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며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부 소상공인은 폐업을 넘어 파산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빚투`로 한탕(?)을 노렸던 청년층은 탈출구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임용우·정민지 기자
경기부진과 함께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며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부 소상공인은 폐업을 넘어 파산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빚투`로 한탕(?)을 노렸던 청년층은 탈출구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임용우·정민지 기자
청년세대가 빚에 허덕이고 있다. 지역 청년층들의 경제활동은 줄어드는 데 반해 빚의 증가속도가 가팔라지면서다. 더욱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명 영끌(영혼을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가시지 않으면서 청년층 부채의 질이 보다 악화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연령대별 연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에 따르면 올 1분기 30대 평균 LTI는 266.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30대의 경우 본인 연봉의 3배에 가까이 대출을 받고 있는 셈이다. 20대 LTI는 150.4%로, 30대보다는 낮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1분기 130.3%에서 2분기 135.4%, 3분기 131.5%, 4분기 147.8%까지 20대 대출비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체 신규 대출금 가운데 30대 이하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60%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새로 가계대출을 받은 신규차주 중 30대 이하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58.4%로 집계됐다. 2030세대 신규 대출 비중은 2017년 49.5%에서 2018년 51.9%를 돌파한 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대전지역 청년세대도 10명 중 4명가량(36.5%)이 `부채가 있다`고 답했다. 대전시 2020 청년통계를 보면 35-39세(50.7%), 30-34세(46.2%), 25-29세(25%), 19-24세(10.8%) 등의 순으로 대출 비중이 높았다. `주식·부동산 등 재테크`로 인한 부채라고 답한 것은 나이역순으로 비중이 높은 양상을 보였다. 19-24세(28.1%), 25-29세(8.7%), 30-34세(7.7%), 35-39세(5.1%) 순이다.

충청지역 재학생 학자금대출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1학기 대전·세종·충남지역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2만 2735명은 모두 600억 7796만 966원의 학자금대출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체로 비대면강의가 이어졌음에도 일반상환 학자금대출(203억 2600만여 원)과 취업후상환 학자금대출(397억 5000만여 원)이 실행됐다.

늘어나는 부채와 달리 지역 청년층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20-29세 지역 청년의 경제활동인구는 13만 8000명, 비경제활동인구 8만 6000명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경제활동인구는 3000명 줄고, 비경제활동인구는 2000명 늘었다.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의미하는 경제활동참가율도 올 2분기 61.6%로, 지난해 2분기(62.8%)보다 1.2%포인트 줄어들었다.

지속된 경기침체에 더해 코로나 19 여파가 더해지며 청년세대들의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금 상환에서부터 취업 등 갈길이 바쁜 청년층에게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직장인 김모(34·대전 서구)씨는 "지난해 결혼과 함께 전세자금 마련으로 은행 대출을 받았는데 고정 지출 등을 제외하고 나면 이자 갚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월급 등 수익은 그대로인데 물가와 집값은 지속적으로 올라 빚을 탕감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구직자 박모(32·대전 유성구)씨는 "조금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올 초 3년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반년 넘게 구직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사이 생활비라도 벌기 위해 은행 대출 후 주식에 소액 투자를 했지만 하락장에 낙폭이 커져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취업도 안된 상황에서 빚만 지게됐다"고 암담한 심경을 전했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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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를 보고 있다.
한 청년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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