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작가·작품론 (박상재 지음/ 도담소리 / 390쪽 / 2만 5000원)

한국 동화 문학의 대가를 한 책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이번 저서에서 그 해답을 제시한다. 저서에서 소개한 작가와 시인들은 우리나라 아동문학사에서 눈여겨 볼 작가들로 채워졌다.

이번 저서는 정지용 백석 등 18인의 삶의 궤적과 작품론을 다뤘다. 이들은 모두 유명을 달리했지만 한국 아동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저자들이다.

한국아동문학의 선구자인 따오기의 시인 한정동을 비롯해 `별나라 여행`의 권순하, 강아지똥의 권정생, 초록바다의 박경종, 나뭇잎배의 박홍근, 개구리네 한솥밥의 백석, 바람을 그리는 어린이의 유여촌, 기러기의 윤복진 등 한국 아동문학에 영향을 끼친 작가들의 삶의 궤적과 작품론을 다뤘다.

특히, 한국 문학사에서 빠질 수 없는 백석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백석은 1955년 러시아 작가 사무일 야코블레비치마르샤크의 동화시집을 번역해 동화시와 처음 만난다. 이듬해 백석은 아동문학 제1호에 동화시 `까치와 물까치`를 발표한다. 이 동화시는 백석의 창작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뽑힌다. 그리고 시에서 아동문학의 영역으로까지 장르를 확장했음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한국의 1930년대 소설을 대표하는 이태준 작가의 작품도 실려있다. 1930년대에 `시는 정지용, 소설은 이태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가로 한국 현대 소설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이태준의 동화론을 살펴보면 고아 의식이 빚은 애상과 울림의 동화로 정의할 수 있다. 유년기에 부모를 잃는 불행을 당한 이태준은 어려운 생활을 지냈다.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다니지 못하면서 낮에는 일, 밤에는 공부하는 생활 끝에 휘문의숙(현 휘문중고)에 입학했다.

이러한 가정환경들이 이태준 동화에도 나타난다. 그는 개벽사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어린이`지에 다수의 동화를 발표했다. 그의 초기 동화들은 자신의 고아 의식이 강하게 스며들어 우울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서정시인 정지용도 저서에 등장한다. 정지용도 이태준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을 어렵게 보냈다. 일제 강점기부터 백성 누구나 겪었던 경제적 궁핍과 세 살 때부터 초등학교 입학 무렵까지 아버지 없이 살아야 한 점은 그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동시에는 아버지가 등장하지 않고 앞서 이태준 동화와 마찬가지로 고아 의식이 나타난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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