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직 충남취재본부 기자
정성직 충남취재본부 기자
양승조 충남도지사 띄우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7일 충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 33명 중 29명이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29일에는 충남 체육계가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양 지사 띄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분위기다.

예상은 했다. 양 지사는 그동안 기자회견 때마다 대선 출마와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도민이 명령하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22일 서해선 KTX 직결과 관련된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늦어도 5월 중순에는 출마 여부를 결정해 도민들에게 밝히겠다고 구체적인 시기도 못박았다.

양 지사의 입장 발표가 있은 지 4일만에 기다렸다는 듯이 도의회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 출마를 촉구하고 나선 셈이다. 그런데 너무 서둘렀는지 소수이긴 하지만 33명 중 4명이 같은 당이면서도 기자회견에 함께하지 않았다.

이들은 "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이다. 도지사의 대선 출마로 인한 도정 공백에 대한 비판을 먼저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며 동참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대권 주자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양 지사의 출마 촉구 기자회견에 동참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 조차도 힘을 합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 지사 띄우기가 시작부터 삐걱거렸지만 체육계에 이어 다양한 단체에서 비슷한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양 지사는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도민의 뜻에 따라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할 것이라는 것도 예상된다.

4·7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만큼 양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인지도를 올리려고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어쩌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도민의 뜻`, `도민의 명령` 운운하면서 일부 단체가 출마를 촉구한다고 해서 마치 그것이 대다수 도민의 뜻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말이다.

정성직 충남취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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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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