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도예촌서 도자기 전념
이달 대전 갤러리 숨 초대전

임성호 도예가
임성호 도예가
"자연의 또 다른 의미를 평면화하고 입체화해 조형적 아름다움을 찾는다."

국내 철화분청사기의 최대 중흥지 계룡산. 그 명맥을 이어가며 도예에 삶을 오롯이 담고 있는 임성호(사진) 도예가가 대전을 찾았다.

임 작가의 어린 시절은 불(火)과 맞닿아있다. 마루가 긴 일본식 집에서 생활한 그는 세 개의 난로에서 활활 끓는 주전자를 보며 자랐다. 임 작가는 어린 시절에 주전자를 보며 끓지 않을 때의 고요함과 끓을 때의 뜨거움, 두 갈래의 색다른 에너지를 느끼곤 했다. 그 기억의 잔상은 대학시절까지 이어졌다. 대학 시절 우연히 마주친 도자기방은 임 작가가 도예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활활 타오르는 가마를 보니 불에 빨려 드는 기분이 들어 한참 동안 그 앞에서 못 벗어났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 이후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도자기를 부전공으로 도예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임 작가는 계룡산 도예촌 초창기 멤버다.

"대학 졸업 후 1993년도 도예촌에 처음 입성했을 때만 해도 집 한 채 없던 깜깜한 산기슭이었기에 호랑이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생활하며 발견한 것은 고양이뿐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임 작가는 당시 경험을 통해 `해학`이라는 키워드를 발견하고 그때부터 호랑이와 고양이의 모습을 빗뜬 상상의 동물을 자기에 담아냈다. 작가의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게 계룡산은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안식처이자 예술 공간이다. 그는 `천연의 도자 보물창고`인 계룡산에서 철화분청사기 전승과 현대화에 힘쓰고 있다.

그는 "철화분청사기에는 무뚝뚝함, 익살적, 우직, 대범, 여백의 미 등의 다양한 감상 포인트와 미의식이 담겨 있다"며 "학사, 박사 논문 모두 철화분청사기를 주제로 작성했으며 종일 밤을 새워서 얘기해도 모자랄 정도"라고 애정을 표했다.

목원대 외래교수이기도 한 임 작가는 학생들에게 늘 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료가 곧 도자기의 근본이라는 얘기다.

"도자기가 초벌과 유약을 바르는 과정에서 광물에서 결정물질로 바뀐다"며 "우리는 불을 때는 직업이기 때문에 재료를 모르면 마음대로 다룰 수 없고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는 철화분청사기 연구와 작품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에게 있어 철화분청사기는 오래된 것도 새것처럼 보이고 새것도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철화분청사기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함과 동시에 나 자신을 투영해 작품으로 표현할 것"이라고 밝힌 임성호 도예가. 그의 삶을 작품에 담아낸 초대전은 4월 한달 간 대전 유성구 관평동 `갤러리 숨`에서 만날 수 있다. 강정의 기자·조은솔 수습기자

<임성호 도예 초대전>

전시 일정: 2021.04.01.(목)-04.30(금)

전시 장소: 갤러리 숨 (대전 유성구 관평동 940)

<약력>

현) 대전광역시미술대전초대작가

공주시민대학 외래교수

목원대학교 도자디자인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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