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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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운동팀 소속 선수의 과거 학교 폭력 이력에 이어 대전에 연고를 둔 배구팀 선수의 과거 학교 폭력 이력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학생 운동부 내 폭력 문화를 개선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김예지 국민의 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2020년 시도별 학생 선수 학교 폭력 사안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학생 선수 관련 학교 폭력 사건은 총 12건이다. 학생 선수 간 폭력은 8건, 학생선수와 일반 학생 간 폭력은 4건이다.

6개 광역시 중에서도 대전의 경우 광주와 부산보다 학교 폭력 사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기준 부산과 광주 학교 폭력 사건은 각각 348건, 206건으로 367건인 대전보다 적다. 또, 지난해 기준 대전지역 학교 수는 총 560곳으로 부산(968곳)과 광주(620곳)에 비해 수는 적지만 폭력 사건 비율은 높다.

아울러 2019년과 2020년 전체 학교 폭력 사건과 학생 선수 관련 학교 폭력 사건 감소 폭을 비교해도 학생 선수 폭력의 심각성이 적지 않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일수가 줄면서 대전지역 학교 폭력 사건이 367건으로 2019년 1291건에 비해 71.5% 줄었다. 하지만 학교 선수 관련 폭력 사건은 2019년 12건에서 2020년 4건으로 66.6% 감소하는데 그쳤다.

폭력에 연루된 가해자를 처벌하는 수위 또한 문제다. 최근 시 체육회가 이사회에서 스포츠 폭력에 대해 경미한 경우에도 자격정지, 중대한 경우 영구제명 적용 등의 징계기준을 강화하는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을 개정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선수 간 서열화 문화를 없애는 일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운동부의 특성상 합숙 훈련이 잦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훈련방식이 없어지지 않는 한 스포츠계 폭력 사태는 사실상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류성옥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는 "스포츠계에서 발생하는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숙소문화를 철폐해야 한다"며 "동료 간의 폭력이 음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고발하는 사람의 용기가 없다면 문제를 포착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일반 학생들과 기숙사 생활을 같이할 수 있게 하는 등 정부의 전향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또 "시 체육회에선 폭력 방지를 위해 지도자에게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1등만을 지향하는 엘리트 스포츠의 서열문화의 근본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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