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하 시인
최길하 시인
역사는 "어떤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역사관으로 해석해야 한다. 역사는 땅 속에서 부식되는 칼과 거울(劍鏡)이 아니라, 미래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시인의 시집 이름이다. 위정자들이 지금 이 세상의 현실과 후손에게 물려 줄 역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아픈 내가 역사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을 먹었다. 태종에서 세조까지(1400~1468) 68년과 선조1567-1608) 41년을 비교하고, 박정희 18년과 북한 김씨 정권 70년을 대비해 본다. 기둥만 세워놓고 봐도 이러니저러니 지식자랑 할 필요 없겠다. "알것지?" 이 한마디로 뒤는 해석이 충분 할 것 같다.

태종 이방원이 피바람을 일으키며 정권을 잡았으나, 태종처럼 조선의 주춧돌을 놓은 사람도 없다. 장자승계를 물리치고 3째 아들로, 위대한 세종시대를 내다본 혜안도 참 창대했다. 세조가 단종을 폐위 시킨 것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나 세조 또한 치적은 위대했다.

선조, 이 분은 왜 임금은 돼서 그렇게 망신을 떨었는지. 며칠만 해먹어도 아쉬워 할 사람 아무도 없었을텐데 그토록 오랫동안(40년) 왕을 해먹으면서 국내외적으로 치욕의 역사를 만들어 놓았는지. 징비록에 보면 이순신장군 인기가 승승장구하자 누명을 씌워 삭탈관직 옥살이까지 시키지 않던가? 아들 광해군에게 잠시 임금을 맡겨 왜놈과 싸우라하고 백성과 나라를 버리고 의주로 명나라로 피난을 떠나지 않던가? 곽재우 의병장이 왜군과 싸우려고 하는데 관아 무기를 방출 했다고 트집을 잡고, 아들 광해가 잘 싸우니 다시 내가 임금이 되 공을 자기 것으로 한다. 전쟁이 끝나고 피난 갈 때 마부는 공신록 윗 칸에 써넣고, 의병장이나 이순신장군은 아랫칸에 써넣는다. 자신의 왕권을 지키기 위해 당파와 권력다툼을 일으키게 하고, 끝없이 분열을 조장했다. 이렇게 40년 동안이나 왕을 해먹었다.

지금도 박정희를 "독재자"로 씌워 해먹는 정치집단이 있다. 그들은 국민들에게 `민주`라 읽게하고 자신들은 `권력`으로 해석한다. 김일성 일가를 해먹는 데도 도가 텄다. `통일`이라 쓰고 `내일`이라 읽게 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박정희의 혜안과 경제개발로 이룩된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민주화도 그렇다. 경제성장 없이 민주주의 발전이 된 나라가 있던가? 위대한 지도자는 미래를 여는 길을 닦는다. 60년대 박정희는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산업혁명을 일으킨다. 김대중도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남의 눈을 빌려 그 길을 만들었다. 금융위기 중에도 전자혁명의 인프라 "브로드웨이"광통신망을 구축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인터넷강국을 만들었다. 손정의, 빌게이츠 눈을 빌려 미래를 내다 본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참모들은 이 위대한 업적은 상위버전이라 해석을 못하고 실패한 대북정책을 치적으로 내세운다. 그들의 해석은 9단이 아니라 9급 꼼수바둑정도다. 버전이 하위버전이다. 지도자의 자질은 이런 것이다.

반대로 오늘의 북한은 김씨 정권 때문이다. 전쟁을 일으켜 얼마나 많은 민족을 희생시켰으며, 얼마나 많은 부모형제와 부부가 헤어졌는가? 지금도 얼마나 많은 북한백성이 굶주리고 독재 속에 희생되고 있는가? 대북정책으로 무엇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북한백성들은 얼마나 자유화가 되었으며, 먹고살기가 좋아졌는가? 김정은 정권이 권력을 내려놓고 통일을 하겠는가? 핵=정권유지 아닌가? 무슨 분석이 더 필요한가? 박정희는 입버릇처럼 독재정권이라 하면서, 북한정권은 왜 독재정권이란 소리조차 못하나?

백두혈통이 무엇인가? "나는 사람 씨가 아니다. 고대국가의 시조인 주몽 온조 김알지 김수로와 같은 레벨이다. 신성불가침이다. 그러니 이유 달지 마라." 나는 태양의 아들이란 뜻 아닌가? 백두(白頭)가 바로 태양이란 뜻 아닌가? 그래서 영원히 사는 곳 "태양궁전"아닌가? 박정희. 김일성 그 이름을 이렇게 지어다 먹으려면 `국민`이란 말 쓰지 말고, `권력`이라고 직지(直指)해라. 그런데 그 이름을 한 20년은 더 지어다 (해)먹겠다고. 최길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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