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의 이동 (존 로산트·스티븐 베이커 지음·이진원 옮김 / 청미출판사 / 336쪽 / 1만 8000원)

인간에게 이동은 곧 교류를 의미한다. 특히 오늘날 복잡한 도시에서 이동수단을 뜻하는 모빌리티(Mobility)는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우리는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에 짜증을 내고 스모그와 미세먼지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불평하면서 왜 아직까지 자동차에 의존하는 것인가?

저자는 매일 몇 시간씩 이동하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도로 위에서 소비하는 시대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친환경적이며, 빠르며, 안전한 최첨단 이동 수단이 눈앞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또, 최첨단 모빌리티 등장으로 도시와 산업 지형, 지구의 미래 등 우리의 생각을 크게 바꿔놓을 게 분명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모빌리티 혁명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알려준다. 대등한 위치에 서 있는 중국과 미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나이지리아 등 기업가들은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만큼 혁명적인 모빌리티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더 구체적으로는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따라서 모빌리티 혁명은 국가보다는 도시 단위로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점에 맞춰 각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스마트한 모빌리티 혁명을 분석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로 향하는 지금, 우리는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자율주행차는 우리가 믿고 맡겨도 될 만큼 안전할까? 도시 상공을 날아다니는 에어택시가 추락하면 어떻게 될까? 저자는 이러한 해답을 찾기 위해 두바이 등 4개 도시를 직접 찾아갔다.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실험실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도시에서 다양한 사례를 수집해 그와 관련된 전문가들을 만나 생생한 인터뷰를 들려준다.

결국 이 저서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스크린에 가상의 세계를 생성하는 인터넷과 달리 모빌리티의 변화는 우리의 삶과 현실, 사람들의 공유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따라서 모빌리티 네트워크는 각각의 도시 특성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 이동 수단의 기술 발전과 함께 이동 방식의 변화에 따른 변수를 추적하고 면밀히 관찰하면서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얼마나 창의적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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