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면론에 선 그어…박근혜 향수 강한 충청권 표심 변화 작용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시기상조`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발표로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여야를 향한 충청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전통적으로 중도층이 많은 지역적 특성은 있지만 전직 대통령 사면 여부가 향후 선거에서 표심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19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면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은 경청할 가치가 있고,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면서도 "대전제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면권을 가진 대통령이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

이로 인해 올해 초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정치권에서는 전직 대통령 사면이 1년 뒤 치러질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에서 충청권의 표심을 가르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특별한 지지 성향이 없는 충청권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달랐다"며 "아직도 동정론이 상당한 만큼 사면 여부는 표심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청권의 지지는 최근 대선 득표율에서도 드러난다.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세종(51.91%)·충남(56.66%)·충북(56.22%) 득표율은 전체 득표율(51.55%)보다 높았다.

19대 대선에서 전체 득표율 41.08%로 당선된 문 대통령은 대전에서 42.93%, 세종에서 51.08%를 얻었다. 반면 충남(38.62%)·충북(38.61%)은 전체 득표율 보다 낮았다. 또 17대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의 충청권 득표율은 대전 36.28%, 충남 34.26%, 충북 41.58%로 모두 전체 득표율(48.67%) 보다 낮았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권에는 권력자가 잘못될 경우 안타까워 하고, 인정을 베풀려고 하는 정서가 있다. 사면에 대한 긍정 여론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사면 문제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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