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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인이 사건' 책임 통감해야

2021-01-12 기사
편집 2021-01-12 07:05:07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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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성준 기자
양부모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 사건에 대한 공분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는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아동학대범지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국민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하며 추모의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충남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주문과 애도가 이어졌는데 양승조 충남지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일이 벌어진 다음에 형량을 강화하고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연에 방지하고 확대되지 않게 하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맹정호 서산시장도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생후 16개월 아이가 숨진 동인은 세 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막을 수 없었던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사건은 용산과 세월호 참사, 구의역 김 군과 김용균 씨의 사고와 궤를 같이한다.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지 못 한 죄책감에서 비롯된 모종의 부채의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도 닮았다.

그래서인지 정인이 사건 관련 기사나 SNS 상 추모 글에는 앞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처럼 일부 냉소적 댓글들이 눈에 띈다. "그동안 뭘 하다 이제 와서 이 사건에만 집중하나", "아동학대 사건이 이것 하나뿐이냐"는 식이다. 불편한 감정을 맞닥뜨렸을 때 벗어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기합리화를 통한 탈출구를 찾는 것이다. 2019년 충남에서만 1448건의 아동학대가 발견됐다는데 이제와서 정인이 사건에만 집중하는 것은 이 사건이 매스컴을 탔기 때문이고, 그럼 이 또한 아동학대를 방기해 온 자들의 몰인정을 나타내는 것이란 미숙한 자의식은 부채의식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챌린지 동참 한 번으로 추모의 뜻을 표할 거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는 어설픈 자위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사회라면 그릇된 사회구조에서 희생된 한 아이에 대한 부채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등으로 나타나는 추모 열기는 고무적이다. 추동하는 공중의 책임감에 굳이 돌을 던질 이유는 없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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