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2000년 '가시고기'·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

한밭도서관 30주년 발자취전.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도서관 30주년 발자취전.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베스트셀러는 단순히 많이 팔린 책을 뜻하지 않는다. 한 주 또는 한 달, 더 나아가 한 해 등 `일정 기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만이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때문에 베스트셀러는 사회적 흐름과 유행이 크게 반영되곤 한다. 베스트셀러는 당시 사회상이나 실태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사회상 `판독기`라고 할 수 있다.

대전 한밭도서관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전시실과 홈페이지에 시대별 베스트셀러 목록과 도서관 최다 대출자료 목록을 공개했다. 한밭도서관이 개관한 1989년과 이듬해 2년간 가장 많이 팔린 책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이다. 이 책은 국내 최단기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1989-1990년은 88 서울올림픽 이후 세계 여러 국가들과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기였다. 또한, IT산업이 크게 발전하며 국내 경제가 성장세를 띠던 시기로, 이 작품은 당시 사회상을 담았다는 분석이다.

이어 1990년대엔 철학과 학문, 사상, 예술, 논리 등 인간 본연의 모습을 생생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작품들이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선정됐다. 위기철 작가의 `반갑다, 논리야`(1993년)와 전여옥 전 국회의원이 일본 특파원 시절 체험을 엮은 `일본은 없다`(1994년),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 불만족`(1999년) 등이다.

2000년대는 소설과 자기계발서 장르의 전성기였다. 조창인 작가의 `가시고기`(2000년)를 시작으로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2001년), 호아킴 데 포사다의 `마시멜로 이야기`(2006년),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2009년) 등이 당시 최고 인기를 누렸다.

2010년대 들어서는 인간 내면과 치유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난도 저자 `아프니까 청춘이다`(2011년),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2012-2013),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의 `미움 받을 용기`(2015년), 곰돌이 푸의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2018년) 등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밭도서관의 최근 10년간 연도별 최다 대출 도서는 어떤 작품일까? 1위는 2015년 한 해 동안 총 133번 대출됐던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다. 2위는 2017년 120번 대출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다. 조 작가의 `정글만리`는 1위에 이어 3위도 차지했다. 2014년 총 116번 대출됐다. 어린이 도서 중에서는 문단열 저자의 `문단열의 초등 영문법`이 2015년 98번 대출되며 최다 대출도서 1위에 올랐다. 2위는 2010년 총 84번 대출된 제프 키니 작가의 `윔피 키드: 학교 생활의 법칙`이다. 3위는 로버트 문치 글·마이클 마첸코 그림 `종이 봉지 공주`다. 이 작품은 2013년 81번 대출됐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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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도서관, 시대별 베스트셀러.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도서관, 시대별 베스트셀러.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도서관, 최다 대출도서.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도서관, 최다 대출도서.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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