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국회의원
박범계 국회의원
."엄중한 상황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가 참 무겁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 이제 법무행정도 혁신해 국민의 민생안정에 힘이 되어야 한다."

박범계 의원이 30일 새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이후 밝힌 첫 소회다.

청문회를 앞둔 장관 지명자로서 내놓을 수 있는 원론적 수준의 일성이나,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에 무거운 중책임은 틀림 없다는 점에서 그의 언행 하나하나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개각 때마다 법무부장관 후보로 물망에 오를 정도로 충분한 경륜과 자질을 갖췄고, 무엇보다 청와대의 국정기조에 공감하며 뒷받침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꼽혀왔다.

어려운 유년 시절을 딛고 검정고시를 거쳐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력해 판사로 근무하던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법복을 벗고 노무현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로 발탁, 민정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내며 당시 민정수석·비서실장을 역임한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또 율사출신 3선으로 국회 법사위에서 주로 활동하며 법사위 간사, 당 법률위원장, 사법특위 간사 등을 맡아 다양한 법무개혁을 주도했으며, 문재인 출범 당시 인수위 역할을 담당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정치행정분과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관련 업무에 능통하고, 현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지역적으로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이후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는 진보진영 차기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같은 자질과 역량, 정치적 위상을 갖춘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기대감도 크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간 갈등으로 상징되는 일련의 국정위기 상황이 그만큼 막중하기 때문이다. 추 장관 취임이래 혼란스러워진 조직을 안정시키고, 검찰개혁과 내년 초 출범예정인 공수처 연착륙 등의 과제 하나하나가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박 후보자는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최근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관계를 통해 검찰개혁과 수사권 개혁 등의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을 인용하며 "그것이 저에게 (대통령이) 준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제 삶 속에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역사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셨고,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그 속에서 답을 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검찰개혁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더 이상 검찰과 갈등하기보다 협조의 틀을 만들어 개혁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서울=송충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