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후보들과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뜻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대표는 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야권 단일후보`와 관련해 "공정 경쟁만 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안 대표가 `공정 경쟁`을 강조하며 야권 단일후보를 시사하면서 관건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 방식`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함께 경선을 하는 `통합 경선`이나 각자 후보를 선출한 뒤 `후보 단일화 경선`을 치르는 안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5선,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천관리위원회를 막 출범시켰다. 안 대표가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당내에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그간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 대표와의 연대 필요성이 제기되곤 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다만 당내에서 기존 출마 선언한 인사들만으로는 경선 흥행을 이끌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야권 승리를 위한 선거 연대 목소리가 분출될 경우 김 위원장 역시 전향적 태도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출마 선언을 한 인사는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의원, 이종구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다.

안 대표의 등판으로 각당의 `정치적 셈법` 및 출마 의사자들의 `물밑 조율`이 분주해지면서 사실상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우상호 의원만 출마를 선언한 상태지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주민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실제 출마가 유력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역시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민의힘 쪽에선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의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고 안 대표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친다면, 그것만으로도 서울을 넘어 전국민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국민의힘의 경선 과정이 얼마나 수월하게 운영될 수 있을지다.

정청래 의원이 "(안 대표에게는) `완주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고 촌평한 배경에는 이 같은 뜻도 숨어있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보수야권의 목표가 `정권교체`임이 분명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의 경선과 단일화 과정이 예상외로 수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안 대표가 `대선을 포기하고 좋은 시정을 통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한 배경의 진정성 등이 먼저 확인돼야겠지만,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가 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리 당도 환영하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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