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선 '찬반 분분' 속 민주당 "진심이라면 행동으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대한 사과를 놓고 여야는 물론 당내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국민의힘에선 찬반 의견이 분분했으며, 민주당은 "진심이라면 행동으로"으로 옮기라는 의견과 함께 김종인 위원장의 `자격 시비`가 부각됐다.우선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공감의 뜻을 표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김 위원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동행해 사과 취지에 공감하는 뜻을 드러냈다. 당내 최대선인 5선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도 "영어의 몸으로 있는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서, 진솔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민들에게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드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배알 없는 야당`, `정치 욕망을 위장한 속임수`라는 등의 거친 언사로 맹비난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당시 국민의힘 전신에 몸담았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실컷 두들겨 맞은 뒤 맞은 사람이 팬(때린) 놈에게 사과를 한다? 참 어이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과는 뜬금없다.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실세로 통했던 이재오 상임고문은 " 이 대통령을 암시한 부분은 없는 죄를 다시 만든 것이다. 재임 중 어떠한 정경유착도 없었고 그런 내용으로 기소되거나 사법적 처분을 받은 적이 없다"며 "개인적 정치 욕망을 위장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온도차를 보였다.신영대 대변인은 존중과 공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사과의 진정성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 국민의힘 행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사과를 존중한다"며 유가족에게 사죄하면서도 5·18 및 세월호 특검법에는 반대했던 국민의힘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과와 반성이 진심이라면 이제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정통성과 진정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유기홍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굴러들어온 돌"이라며 "길어야 보궐선거 후엔 쫓겨날 운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진짜 몸통은 지금도 배짱 부리고 반발하는데 입만 사과해서 뭐하느냐"고 김 위원장의 입지를 들어 대국민사과의 정통성을 부정했다.

정청래 의원도 "사과도 자격이 있고 품격이 있어야 한다. 전당대회를 거친 정식 당대표도 아니고 국민의힘에 오래 뿌리를 내린 당원도 아닌 이당저당 옮겨다니는 뜨내기 비상대책위원장이 할 사과는 아니"라고 깎아내렸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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