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믿어 지키고 있는 생각을 `소신`이라고 하고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함을 `오만`이라고 한다.

소신의 정치하면 조선시대 세종의 총애를 받으며 명재상으로 불렸던 황희 정승이 떠오른다. 황희 정승은 조선시대 정치 일선에 원칙과 소신을 견지하면서도 배려와 관용의 리더십을 발휘해 `명재상`이라는 브랜드로 후손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반면 오만의 정치로 기억에 남는 인물로는 일본의 아베 신조가 떠오른다. 아베는 한국에 대한 수많은 거짓말과 오만한 태도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정치인이다.

최근 열린 국감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의 지원장교 연락처 관련 `거짓말` 논란이 화재가 됐다.

추 장관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국회에서 거짓말을 27회 했다는 지적에는 `27번이나 윽박질렀죠`라고 맞받았다. 야당의 추궁에 대해선 `장편소설을 쓰려고 했었나`라고 받아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국회의원 아들의 민원을 보좌관이 해결한 것은 공사의 분리를 무시한 권력 남용일 것이다. 군대에 있는 일반 시민의 자녀도 수월하게 휴가를 연장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법무장관이길 바란다.

검찰 국감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총장 부인이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자 윤 총장 반응은 격했다. 김 의원이 검찰 개혁을 언급하며 잇딴 측근 비리 의혹을 열거하자 윤 총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이게 뭡니까", "참~ 어이가 없다", "하, 참 나"라고 탄식을 내뱉었다.

답변시 반말이 뒤섞여 있다는 지적까지 받은 윤 총장은 김 의원의 사과 요구를 거부하며 언성을 높였다. 윤 총장은 `법정 신문도, 검찰 조사도 그렇게는 안 한다`며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윤 총장이 현재 소신의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지? 권력에 휩싸여 오만의 정치를 하는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은 군사독재가 무너진 폐허에 세워진 민주주의 국가다. 철저하게 특권을 반대하며 투옥의 고초를 겪으며 피 흘려 얻은 핵심 가치다. 이런 점에서 최근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행보는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 총장이 정치 일선에 원칙과 소신을 견지하면서도 배려와 관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역사속 인물로 기록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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