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의문의 사고가 일어난 시설에서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은 `자윤`.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자신을 거두고 키워준 노부부의 보살핌으로 씩씩하고 밝은 여고생으로 자라났다. 이런 여고생 자윤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다. 밝은 여고생의 얼굴과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두 얼굴을 그린 영화 마녀의 내용이다.

지난 10일 오전 0시부터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와 자연재해복구로 고생한 `인민에게 고맙다`며 울먹였고 남측을 향해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며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정치인들은 남북화해의 길이 열렸다며 환영하는 모양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종전선언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김정은의 말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최근 바다에서 표류하던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살해하는 북한의 극악무도한 만행이 일어나면서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처럼 대한민국 국민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비극의 심각성을 현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험한 막말로 겁을 주던 김여정은 남북연락사무소를 날려 버렸다.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잘난 척, 정의로운 척,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가 역겹고 꼴불견"이라고 말 폭탄까지 보탰다. 이처럼 영화 마녀의 자윤처럼 김정은의 두 얼굴이 그려진다. 김정은 본인은 모르는 것처럼 여동생 뒤에 숨어 대한민국 대통령을 비웃고 조롱하는 모양이다. 악행은 꼬리자르기로 수습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잘못된 관행이 익숙해져 결과적으로 더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남북한 문제의 핵심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도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 지금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로 무장하며 미국까지 협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 정부는 이 모든 사건이 김정은과 깊숙히 연관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꼬리자르기`로 이 모든 사건이 덮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 등 남북관계의 성과내기에 조급한 나머지 정의, 진실, 공익을 한 순간에 잊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 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