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과거사 등 여러 현안 어렵지만 미래지향 관계 구축"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스가 일본 총리에게 "강제징용 등 한일 양국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노력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속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스가 총리와의 첫 정상간 통화에서 취임 축하 인사와 함께 이 같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스가 총리는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을 독려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 입장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국 정부와 모든 당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을 함께 찾아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일본은) 한일 간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규정하자 스가 총리는 "한일 양국 관계가 과거사를 비롯한 여러 현안들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한일 양국 모두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지금이야말로 양국이 서로 협력하고 양국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힘과 위로를 줘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가 총리는 "일본 역시 코로나 극복이 최대 과제"라며 "문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한국이 K-방역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조속히 안정돼 내년 도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고, 스가 총리는 이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양 정상은 한일 간 기업인 등 필수인력에 대한 특별입국절차 합의를 앞두고 있는 것을 한목소리로 환영하면서 특별입국절차가 양국 간 인적교류 재개의 물꼬를 트는 계기이자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다"고 인사하자, 스가 총리 역시 "솔직한 의견 교환에 반갑다"고 답하면서 이날 오전 11시부터 20분 간 이뤄진 통화를 마무리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첫 통화에 대해 "정상 취임 후 통화는 축하하는 쪽에서 먼저 요청하고는 한다"며 "문 대통령도 취임 후 첫 아베 총리와 통화를 했을 때 일본 측에서 먼저 요청해 왔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했던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와 관련한 언급이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관련한 논의가 있었는 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없었다. 오늘은 정상 간 첫 상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함축적이지만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은 있었고, 오늘 통화 가운데는 특히 현안에 대한 소통과 그 다음에 대화 노력을 정상 차원에서 가속화 내지 독려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평가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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