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가 목전이다. 오곡백과 풍성한 한가위는 늘 몸과 마음이 배부르지만 올해는 예전 같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한가위를 온전히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민족 대이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 같아서는 제사나 성묘를 온라인으로 할 판이다.

한 온라인 쇼핑몰이 최근 고객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결과에 눈길이 간다. 코로나19 한가위를 준비하는 국민들의 시선이라 암울하다. 이 설문에서 `이번 명절은 직계가족끼리 보내겠다`고 한 답변이 절반에 가까웠다. 10명 중 2명은 직계가족도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에 조심할 필요성 때문에 이동을 최소화 하겠다는 것. 반면 예전과 똑같이 하겠다는 답변은 10명 중 1명에 그쳤다.

한가위도 비대면이다. 명절 연휴기간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추모원이 늘고 있다고 한다. 제례실을 폐쇄하고, 셔틀버스도 운행을 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은 오는 21일부터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영정, 차례상, 사진첩 등으로 온라인 추모관을 꾸미고, 추모글을 남겨 SNS를 공유할 수 있다. 현재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전국 장사시설을 대상으로 이용 신청을 받는다. 인천시는 인천가족공원에 안치된 고인 유족들이 성묘와 차례를 온라인으로 지낼 수 있도록 자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SNS에 "제주의 청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벌초와 추석 명절에 수도권에서 왕래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추석연휴 이동제한 검토 얘기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통제 가능한 적정선까지 떨어지지 않을 경우 하지 말라고 해도 국민들이 나서 능동적 이동제한을 선택할 지도 모른다.

피로감 넘치는 코로나19가 바꾼 한가위다. 민족 최대 명절이란 말이 무색하다. 코로나19에 조상 볼 면목이 없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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