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정원
화가들의 정원
△화가들의 정원(재키 베넷 지음·김다은 옮김)= 르누아르와 세잔, 살바도르 달리, 프리다 칼로를 비롯한 전 세계의 위대한 화가들이 직접 가꾼 정원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화가들은 정원이라는 모티프를 반복해서 그리면서 화법을 다듬고 완성해나갔다. 지베르니(Giverny)에 있는 정원에서 모네는 수백 점의 걸작을 탄생시켰으며, 정신병원에 입원한 고흐는 프로방스의 작은 정원에서 한 해 동안에만 150점이 넘는 작품을 완성했다. 정원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됐을 뿐만 아니라 화가들의 정치적 위기나 고난의 시기에 휴식과 성장,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1930년대 후반 멕시코시티에서 살아간 프리다 칼로에게 `푸른집` 정원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그녀의 삶과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추방당한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에게도 푸른집의 정원은 피난처가 됐다. 정원을 들여다보면 화가들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굴곡진 그들의 삶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샘터·352쪽·1만 7800원

△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김원희 지음)= 저자인 김원희 할머니의 여행은 청년들의 여행과는 조금 다르다. 그들과는 다른 생각으로, 다른 시선으로, 다른 모습으로 여행한다. 여행지에는 `내가 살아온 시간과 지나온 시간`이 있고 그런 시간들은 `아직은 이 세상을 영원히 떠날 때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영화나 책 속의 풍경을 마주하고 싶어 찾아 떠난 여행지에는 "안녕하세요?"하고 서툰 한국말을 걸며 길을 안내해주는 청년들이 있고 모닝펍에서 생맥주 한잔을 즐기는 동네 사람이 있으며 홀로 배낭을 메고 세계 자유 여행 중인 75세 일본 할머니 `언니`도 있다. 유명한 건축물보다도 타국 동년배들의 삶이 눈에 들어오고, 청년들의 자유로운 모습에 매혹당한다. 세계 여러 곳에서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아름다운 에피소드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이 책에서 나이 듦의 경험과 그 나이여서 가능한 흥미로운 통찰과 신선한 시선으로 즐거운 삶을 이야기한다. 달·208쪽·1만 3500원

△헤겔에 이르는 길(미타 세키스케 지음·권융 옮김)= 책은 1930년대 중반 일본에서 출간된 헤겔 철학을 위한 입문서다. 이미 세상에 나온 지 80년이 지났고, 저자 스스로 고백하듯 많은 점에서 불완전한 이 책을 지금 다시 한국에서 내는 이유는 헤겔 철학과 독자를 마주하는 저자의 태도에 있다. 저자는 당시 일본에 보급된 왜곡된 헤겔을 정화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 노릇을 하고자 했다. 헤겔 사상의 흐름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헤겔 철학을 시대와의 관련 속에서 설명하는 데 유념한다. 헤겔 철학을 단순히 압축해서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우리가 `배워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에 따라 헤겔 철학에 강약을 붙여 해설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자신의 태도가 헤겔에게 충실하지 않은 해설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헤겔에 대한 비판이 철저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공격받을 수도 있지만, 독자들이 헤겔을 극복해 다시 비판적 견지로까지 한층 더 전진함으로써 이를 넘어서주기를 바란다. 회화나무·320쪽·2만 3000원

△당나라 퇴마사1-3권(왕칭촨 지음·전정은 옮김)= 중국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현종이 복위하기까지 일어났던 실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왕권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와 복수, 우정과 사랑을 그렸다. 중국 웨이보에서 주최한 웨이소설대회에서 `대상` 및 `최고 가치 IP상`을 동시에 수상한 정치시대극이자 무협추리극으로 영화 및 드라마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팩션 대작이다. 책 제목인 당나라 퇴마사는 `대당나라의 사악함을 물리치는 관청`으로 당나라 수도 장안에서 잇달아 벌어지는 괴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퇴마사의 수장이 된 주인공 원승이 왕권을 향한 권력 다툼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역사와 판타지, 미스터리적 3요소를 모두 갖춘 `새로운 장르의 퓨전 무협소설의 부활`,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미스터리 걸작의 탄생`이라는 호평 속에 단숨에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시멜로·1836쪽·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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