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교회 지도자 16명을 초청한 가운데 가진 간담회에서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며 큰소리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교회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를 염두해 둔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특정 교회에서는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하면서 지금까지 확진자가 1000 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여 명에 달하고 있다"며 "세계 방역의 모범으로 불리고 있던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바이러스는 종교나 신앙을 가리지 않는다"며 "밀접하게 접촉하면 감염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감염되는 그 이치에 아무도 예외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며 "빨리 방역을 하고 (코로나를) 종식하는 것이 하루빨리 정상적인 예배, 정상적인 신앙생활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반면 참석자를 대표해 인사말을 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의장은 문 대통령이 최근 `국민안전과 방역을 위해 종교의 자유도 제한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에 대해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정면 비판했다. 또 "정부 관계자들께서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 방역에 협조하겠지만, 교회 본질인 예배를 포기할 수는 없다며 정부와 교회의 협력기구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의료계의 집단행동과 관련, "사상 최대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관들이 화재 앞에서 파업을 하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국민들에게 불안과 고통을 주고 있다"며 군인이 전장에서 이탈하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