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장진웅 기자
취재2부 장진웅 기자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산실인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는 정작 대전에선 여전히 `섬`으로 불린다. 대전시민에게 대덕특구는 아직도 낯설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가 꼽힌다. 대덕특구에 외지인이 많아 대전사람들과 융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든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란 특성상 지역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든지,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들의 어색함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대덕특구 관계자들을 만나다 보면, 원인을 생각보다 단순한 데서 찾는 경우가 많다. 우선 대중교통 시스템이 너무 불편하다고 꼬집는다. 대전도심과 대덕특구를 잇는 대중교통도 부족하지만, 대덕특구 내에선 승용차 없이 돌아다니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고 한다. 특히 도시철도 부재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일으킨다고 한다. 2호선이 카이스트와 엑스포과학공원사거리 등을 지나갈 예정이지만, 대덕특구 주변을 겉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는 지적이다. 마치 서울대 정문에서 도보로 30분이 걸린다는 `서울대입구역`처럼 말이다. 지난해 대덕특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프라 만족도 조사에서 이러한 대중교통 불만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 주거·교육·문화 등 여러 부문 중 대중교통이 5점 만점에 2.2점으로 최하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생활·문화 편의 시설 부족도 이유로 손꼽힌다. 또 다른 조사에선 종사자들에게 점심을 위한 이동수단을 물었는데, 대덕특구인 10명 중 7명이 자가용을 꼽았다. 식당이나 커피숍 등 생활·문화 편의시설이 특구 내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는데 따른 결과다. 강남테헤란밸리와 판교테크노밸리에선 각각 10명 중 9명, 8명이 도보로 이동한다고 한 것과 천양지차다. 대전시민들이 대덕특구를 평가한다고 했을 때 결과가 크게 다를 것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대덕특구가 낯설어지는 이유다. 마침 대전시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아 재창조 계획인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다. 교통·편의시설 등 정주여건 개선 계획도 담기는데, 시민 친화적인 대덕특구이자 섬이란 오명을 벗을 제대로 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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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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