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사 이호창 기자
서울지사 이호창 기자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 (중략) ○○자식 같으니라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한 기자에게 내뱉은 욕설에 대한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10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대기하고 있던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과 관련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합니까"며 엄포를 놨고 이후 "○○자식 같으니라고"라는 부적절한 욕설을 사용한 것이다.

물론 박 전 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허망함이 컸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공당의 대표로,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해서는 안될 말을 한 것이다. 해당 기자는 이 대표의 개인적인 의견은 알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서울시장의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극단적 선택을 놓고 그에 관한 애도와 추모와는 별개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 차원의 조치 여부가 궁금했을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등 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우리 사회에 잇따라 큰 충격과 파문을 일으킨 상황이기에 당 대표에게 질문을 던지는 건 언론으로서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욕설 논란에 기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한국기자협회가 욕설을 섞은 언행을 구사한 이 대표에게 공식 사과를 촉구한 것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한다"며 "이해찬 대표와 고 박원순 시장은 40년 지기로 우정을 쌓아 왔다고 한다. 그만큼 이해찬 대표의 슬픔이 클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집권당을 대표하는 공인이다. 기자의 질문에 사적 감정을 개입시켜 과격한 언행으로 대응하는 것은 분명 적절치 못한 처사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욕설 논란과 관련 현재까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당시 답변하지 않을 권리가 있었다. 부적절한 질문이라 생각했다면 차라리 답변 안 했으면 된다. 필자 역시 기자로서 당연한 질문이라 생각한다. 그 당시 이 대표는 공당의 대표가 아니라 40년 지기 친구를 잃은 사람에 불과한 언행이었다. 기자뿐 아니라 국민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 서울지사 이호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호창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