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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고등교육체계 구상

2020-07-16기사 편집 2020-07-16 07: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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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원성수 공주대 총장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동작을 멈춘 지 벌써 한 학기가 지났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모범적인 K-방역으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비교적 성공했다는 국내외 호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은 전례 없는 학교 시설 폐쇄와 전면 온라인 수업이란 비정상적인 학사일정을 진행하며 인프라 부족과 수업의 질 관리, 등록금 반환 등의 문제로 큰 혼란과 진통을 겪고 있다.

돌이켜보면 교육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서구 산업사회의 정형화된 교육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21세기를 맞았다. 창의적이어야 할 대학은 산업화 사회에서 이미 생성된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공교육의 정점에서 안주했다. 특히 대학의 서열화는 대입 경쟁만을 심화시킴으로써 미래 융합사회에 필요한 다양성과 개인의 잠재력 개발을 위한 구조개혁을 어렵게 만들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대학 체제로는 100세 장수사회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사태가 우리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이를 돕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기존 교육의 관행을 뛰어넘는 학습체계에 대한 구상 속에서 고등교육의 새로운 역할 찾기를 제안한다. 그 구상의 초점은 대학의 서열화를 혁파하고 경직된 학사구조를 과감히 허물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성인들의 역량제고를 위한 대학 기능의 획기적인 개편과 확대가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서열구조의 혁신을 위해서는 지역과의 협력 차원에서 대학 발전의 방향성을 찾고 싶다. 최근 교육부의 RIS(지역혁신시스템)사업은 이러한 지역산업과 대학의 지식 생태계 연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대학은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발전을 선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지역의 지적 순환체계를 중심으로 산업과 정치, 문화, 복지, 교육 등 전반에 걸쳐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대학이 담당할 때 그 존재 의미는 커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화는 진정한 의미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하는 대학의 막중한 책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학은 지역이 요구하는 역량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역량기반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다행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전면적인 온라인 수업을 경험한 우리는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효율적으로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병용해 지역의 현장과 연결한 과제기반학습(Project-based Learning, PBL)으로 재구성하는 등 교육과정을 총체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대학 개혁을 위한 또 하나의 과제는 성인친화형 대학으로의 전환이다. 헌법에서 국가는 국민의 평생학습을 진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성인들은 학습의 기회와 접근 측면에서 방치되고 있다. 성인들을 위한 재교육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로 전환된 오늘날 대학이 담당해야 하는 중요한 책무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량실업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경제적 취약계층이 학습을 통해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들을 위한 교육의 장이 필시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성인학습자의 환경적 장애요소(시간, 장소, 경비)를 고려하지 않는 현 학사제도는 대학의 평생교육 실현에 큰 걸림돌이 되어 왔는데 우리가 경험한 비대면 수업은 그러한 장애요소를 해결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OECD 교육책임자인 안드레아스 슐라이허가 말한 것처럼, 그동안 머뭇거리던 교육혁신에 코로나 상황은 '불필요한 행정요식'을 모두 사라지게 하여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적기를 제공하고 있다. 더 이상 후회하지 않도록 대학을 비롯한 사회 전 부문이 혁신에 매진하고 또 응원하자. 원성수 공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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