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한다. 그의 말대로 현안마다 갈등이 있고 이해당사자가 있고 충돌이 벌어지기도 하니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냐가 중요하다. 보문산을 예로 들자. 보문산 활성화는 박성효 시장 시절부터 나온 얘기다. 2002년 보문산에 있던 지역 최대 규모의 놀이시설이 문을 닫고 2005년엔 보문산을 오가던 케이블카도 멈춰 섰다. 1965년 도시자연공원 지정, 1968년 8월 케이블카 개통 이후 30여 년 동안 시민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보문산을 `재활성화`하는 것은 그래서 역대 시장의 단골 공약이었다. 20년 긴 세월, 사업 이름 빼고 무엇이 달라졌나. 환경훼손 우려는 그때도 있었고 먹고 살기 어려우니 뭐라도 해달라는 지역주민과 상인들의 호소도 그대로다. 시장이 바뀌고 담당 공무원은 바뀌었겠다. 20년 숙의도 모자라 지난해 민관공동위원회를 만들어 공론화 과정을 거쳤는데 연결수단 같은 핵심쟁점에서 또 숙의가 필요하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코로나19 후폭풍으로 소상공인은 속절없이 나가떨어지고 월급쟁이들은 마른 수건을 짜낸다. 지금 시민들에게 숙의는 또 다른 의미일 듯하다. 숙의 민주주의는 허 시장의 신념일 수 있지만 시정에서 전가의 보도는 될 수 없다. 취재2부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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