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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평] 지역사회 혁신, 지·산·학 협력으로 시작하자

2020-06-03기사 편집 2020-06-03 07: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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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권혁대 목원대 총장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시간이 갈수록 속도가 점점 빨라짐은 물론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지역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으며, 이제는 인구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구호도, 역대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각종 국가균형발전정책 또한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50%를 초과했으며, 지역의 경제활동 활성화 정도를 의미하는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 또한 2018년에 이미 절반을 넘어선 바 있다. 수도권에는 사람과 기업이 몰리며 비대화, 집중화를 우려하고 있는데 반해 지역에서는 인구감소와 산업 공동화로 인해 지방소멸까지 걱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역의 위기 심화 현상은 대학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 대학과 산업체, 그리고 지자체 간의 긴밀한 협업체계 구축을 통한 지역혁신의 필요성 인식 또한 높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지역의 인구감소와 지역쇠퇴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을 구성하는 주요 주체인 지자체와 대학, 산업체 간의 유기적인 협업체계 구축, 그리고 이를 통한 상생발전 모델의 개발과 확산은 매우 절실하다. 대학은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기업과 연계함으로써 다양한 협력사업 발굴 및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은 대학과 연계해 필요한 인력을 공급받고, 사업화 추진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산업과 경제를 주도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자체는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지역경제 활성화 역할을 담당한다. 이렇듯 지역사회의 3주체는 각자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함께 협력함으로써 상생발전과 지역사회 혁신이 가능해진다.

주로 중앙정부 주도로 각종 정책의 개발과 실행이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선진국에서는 지역 중심의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사례를 빈번하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esearch Triangle Park, 이하 RTP)를 들 수 있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방의 하나였던 노스캐롤라이나는 1950년대 말 롤리(Raleigh), 더럼(Durham), 채플힐(Chaple Hii) 등 3개 도시를 연결한 약 850만 평 규모의 RTP 개발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IBM, GSK, SAS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250개 이상의 연구개발 전문기업이 입주하는 등 미국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최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하였다. 주 정부와 산업계, 학계 지도자가 힘을 합쳐 조성한 RTP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3개 대학이 유능한 인재를 배출하고,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연구를 활성화하는 등 지자체-기업-대학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의 구축이 주요한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필자가 총장으로 있는 대학 또한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이 단순히 교육과 연구기능에 머물지 않고 이제는 '기업가적 대학(Entrepreneurial University)'에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핵심 구성원으로서 대학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대학 중장기발전전략의 핵심분야로 '지·산·학 협력 강화'를 설정하였다. 이를 토대로 대학이 가진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지자체와 산업체에 적극 개방·연계함으로써 공동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대학과 지역사회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협업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다.

요컨대, 지역사회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발전은 지자체, 기업, 대학 중 어느 한 주체만의 일방적인 노력으로 성취하기는 불가능하다.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주요 구성원으로서 지자체, 산업체, 대학 등 지·산·학 3주체가 각자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며 상호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권혁대 목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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