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싹쓸이에 측근 조승래, 박영순 진입... 김종남은 낙마, 충남: 천안 출마한 측근 신인 2명 모두 당선... 통합당 중진도 지역현안 추진에 힘 될 듯.

허태정 대전시장
[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허태정 대전시장 [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충남 광역단체장들이 4·15 총선 결과에 힘입어 국회 및 중앙정가에서도 광폭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사령관인 광역단체장 입장에선 관내 국회의원들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지역 현안에 대한 입법활동과 예산확보가 이들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방자치가 강화되면서 광역단체장들의 정치적 위상이 격상된 가운데, 친분이 두터운 국회의원을 얼마나 배출하느냐에 따라 단체장의 정치적 역량도 달라질 수 있어 주목된다.

21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대전·충남 광역단체장들은 이번 총선을 통해 평균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허태정 대전시장은 같은 정당소속 후보들이 7개 전 지역구를 싹쓸이해 시정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지역구별로 살펴보면, 대학시절부터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온 조승래(유성갑) 의원과 박영순(대덕) 당선자가 눈에 띈다. 재선에 성공한 조 의원은 허 시장의 유성구청장시절 관내에서 출마하면서 더욱 관계가 돈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당선인의 경우 오랫동안 정치권에서 활동했음에도 눈에 띨 만한 이력이 없었는데, 허 시장이 정무부시장으로 발탁해 활동영역을 구축해준 만큼, 대표적인 측근으로 분류된다. 허 시장의 또 다른 측근으로 꼽히는 김종남(유성을) 예비후보의 낙마는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김 후보는 지방선거 당시 허 시장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고, 대전시에서도 민생정책자문관으로 활동하며 호흡을 맞췄었다.

대전 싹쓸이가 시정운영면에선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현안과 관련,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마련하거나,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선 우군은 물론 반대세력을 막아줄 수 있는 방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현안에 관심 있는 야당 의원이 있어야 야권의 정략적 반대를 무마시키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최측근으로 확실히 분류될 수 있는 정치신인 2명이 금배지를 달게 됐다는 점에서 화색이 돈다. 천안갑의 문진석 당선인은 양 지사가 충남도청에 입성한 뒤 최고의 신뢰가 필요한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인물이다. 천안병의 이정문 당선인은 변호사 출신의 외유내강 스타일로 ``리틀 양승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두 당선인 모두 천안에서 예선을 거쳐 당선이 확정되기까지 이 곳을 지역구로 뒀던 양 지사의 보이지 않는 응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소속 중진들이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것 역시 양 지사로선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다. 이들이 정치성향은 다르지만, 지역발전에 있어선 적극적인 목소리와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풍부한 정치경륜을 토대로 당과 국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 양당 중진과 어떻게 호흡을 맞추느냐에 따라 혁신도시를 포함한 현안 해결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양 지사의 정치력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활동했던 박수현·나소열·조한기·복기왕 후보들의 경우 모두 낙마했지만, 중앙정부 및 청와대에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 지사가 이들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 나갈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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