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20일 새로운보수당으로부터 제안받은 양당협의체 구상에 대해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이날 아침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최후통첩을 날린 뒤 오전 내내 양당간 불협화음이 이어졌으며, 앞으로도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통합의 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통합을 위해 한국당에서도 양당 간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협의체 구성 시기와 공개 회의로 할 지 비공개 회의로 할 것인지 등은 양당간에 내부적으로 충분히 조율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함께 하신 김상훈 의원과 이양수 의원이 그간 통합을 위해 노력해왔고,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한국당 대표로 참여해왔다. 새보수당과 협의를 양당 간에 진행한다고 하면, 두 분 중 한 분이 대표로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우리공화당과 전진당과의 당대당 논의에 가능성에 대해서 박 사무총장은 "개별 논의가 필요할 경우에는 지금 새보수당처럼 개별 창구를 열어서 투트랙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의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독자적 행보를 택하겠다는 새보수당의 `최후통첩`에 한국당이 양당간 협의체 요구를 받아들인 셈이다. 이날 오전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한국당이 양당통합협의체를 거부한다면 새보수당은 `자강`의 길을 가겠다"며 이날까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직접적인 확답을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새보수당은 통합논의 초기부터 양당통합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으나, 한국당은 기존에 중도·보수단체 중심으로 만든 혁통위에 힘을 싣고 있는 터라 새보수당의 양당통합협의체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까지도 원론적 대응으로 일관했었다. 황 대표는 이날 당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모든 자유시민 진영이 함께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기 위해 힘을 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혁통위가 만들어져 있는데, 그 과정을 통해서도, 필요하면 다른 과정 통해서도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하지만 새보수당은 황 대표의 이 같은 발언 수준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오후 들어 한국당이 수용한 것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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