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회 호서대 기술경영대학 겸임교수
김동회 호서대 기술경영대학 겸임교수
무릇 국가의 흥망성쇠는 당연하다. 다만 그 원인에 대하여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의 쇠퇴를 분석 필연성을 강조 하였지만 대런 애쓰모글루는 우연성을 역설하였다. 특히 결정적 분기점을 만드는 우연적 사건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더하여 당시 지도자의 역량과 정치, 경제에 대한 제도적 측면에 주목하였다. 그 이론적 토대는 오늘날 부유한 몇몇 국가들의 역사에 근거하고 있다.

1789년 미국은 조지 워싱톤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삼권분립의 권력 상호 견제 장치도 마련하였다. 워싱톤은 종신권력을 유지 할 수도 있었다. 주변의 권력모리배들은 당연히 부추겼고 국민정서도 매우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국익을 위하여 지상에서 가장 큰 유혹을 단호히 뿌리치고 고향에서 여생을 보냈다. 이런 정신이 권력의 속성인"과두제의 철칙"을 단절하고 자유민주주의 미국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일본이나 서구의 부유한 국가 대부분이 권력의 분점과 상호 견제가 철저하며 자유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특이 한 것은 중국은 공산당 독재이지만 시장경제를 접목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덩샤오핑이 개혁개방과 흑묘백묘주의를 실현한 결과이다. 덕분에 G2 국가의 반열에 올랐지만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제체제이다. 그러나 이런 권력 독점 구조 하에서 경제적 번영의 지속 가능성은 역사적 사례로 볼 때 매우 낮다. 또한 남미의 칠레와 베네수엘라도 흔히 비교 되는 국가들이다. 칠레는 오랜 독재자 피노체트 세력을 몰아내고 권력분점을 하며 활발한 시장경제의 작동으로 남미 유일하게 OECD에 가입하였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에 이은 마두로의 권력독점과 국가통제 경제체제이다. 결과는 석유라는 보고를 갖고 있으면서도 국민 절대 다수가 매일 끼니를 걱정하고 있다.

한편 48년 한반도 북쪽에는 김일성의 왕조가 만들어지며 공산당 주도하에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통제경제를 시행하였다. 자원을 국가권력으로 강제 배분하면서 1970년대 초 까지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거기 까지였다. 권력은 3대 세습으로 이어지고 통제경제는 붕괴되어 상당수의 주민이 아사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주민 빈곤이 세계 최악이지만 손자 김정은은 핵을 끌어안고 한반도의 주인 행세를 하려고 한다.

남쪽의 대한민국은 세계적 기적을 만들어 냈다. 이승만의 나라 세우기를 거처 박정희의 산업화 구현, 87년 민주화 열정이 녹아나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을 만들어 냈다. 불과 50년에 걸친 성과물이다. 이런 압축 성장은 명과 암을 잉태하고 사회적, 정치적 많은 숙제를 던져 놓고 있다. 그런데 탄핵정국을 거쳐 등장한 문 정권은 답은 고사하고 국내, 외적으로 난제를 쌓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저 정의와 도덕적으로 우월한 권력이라는 자기확증편향증에 빠져있다. 이런 권력일수록 목적을 위하여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결국 드루킹댓글조작 사건, 적폐몰이, 조국사태, 청와대 선거개입의혹, 검찰과 집권층간 사생적 충돌 등이 계속 터지고 있다.

거리 대결은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지만 이를 통제하고 해결하기를 포기한 것 같다. 그저 권력 유지와 창출에 매몰되어 선거법 개정에만 정신 팔려있을 뿐이다. 물론 이런 일이 가능한 것도 국민의 책임이다. 40%를 넘는 지지율과 조국수호대와 "정경심 사랑해요"도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대여 반진영은 궤멸 대상일 뿐 아예 관계불통이다. 그러나 정의와 도덕의 가면을 쓴 권력의 사악함과 그 결과의 참담함을 권력자는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모습이 매우 불안하기만 하다.

탄핵 정권은 우연일 수 있지만 나라의 흥망을 가름하는 절체절명의 필연일 수도 있다. 이 엄중함에 국민은 진영논리를 떠나 하나가 되어 영악한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더욱 매섭게 해야 할 때이다. 또한 세금 살포의 우민화 유혹도 떨쳐내고 갈기를 세워야 한다. 나의 대한민국이 지금껏 자랑스러웠듯이 후손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강한 나라로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동회 호서대 기술경영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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