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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반려동물이 사람을 치유하다

2019-11-14기사 편집 2019-11-14 0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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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민규 충남대 교수
사람과 동물은 50만 년 전부터 서로의 생존을 위해 조력하며 살아왔다. 사람들은 길들여진 개와 고양이에게 먹이를 제공하면서 친밀감을 형성했고, 개와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야생동물로부터의 위협을 미리 알려주거나 제거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이했다. 전체 가구의 28% 정도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반려동물의 증가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통해 정서적 가치를 제공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소외감과 고독감은 가장 큰 사회병리학적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 '사랑 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는데 있어서 실제 사람들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회적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 간에도 서로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평가 받고 있다는 강박관념이 무의식적으로 존재하고 있어서 늘 긴장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자신의 반려동물에게는 긴장할 필요가 없고, 자신의 주인에게 조건 없는 사랑과 애정을 표현한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동물로부터 위로와 사랑을 받고 함께 즐거워하며 동물들이 주는 치유효과를 알게 모르게 누려왔다. 이러한 동물들이 사람을 치유하는 효과를 체계적으로 완성한 프로그램을 동물매개치료(Animal Assisted Therapy·AAT)라고 한다. 미국의 소아과 의사 보리스 레비슨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공포심을 줄여주기 위해 자신의 반려견을 아이들과 놀 수 있도록 했다. 긴장 완화와 의사소통, 치료 효과에 있어 긍정적이라는 것을 발견하면서 의료현장에 적용하게 됐다. 이처럼 동물을 매개로 한 비약물치료는 다른 어떠한 대체의료요법보다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어서 대상자들의 증상과 질환을 개선시킬 수 있다.

미국에서는 많은 병원들이 환자들의 치료나 재활효과를 높이기 위해 동물매개 치료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체의학으로서 AAT의 역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에서 대상자들과 중재역할을 하는 강아지를 치료견(therapy dog)이라고 부른다. 치료견은 상호작용을 통해 신체·정신·심리·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간의 치료 및 재활과정에 도움을 준다. 동물매개활동에 참여하는 동물은 장애인의 불편한 역할을 대신하는 봉사견(시각도우미, 청각도우미 등)도 있다. 2002년에는 삼성치료도우미견센터 발족으로 국내 동물매개치료 활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 동물매개치료의 적용은 다른 보완대체의학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효과가 빠르고 대상자들의 참여와 능동성이 우수해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대상자에게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전문가 양성과 함께 국내 실정에 맞는 다양한 융·복합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정책지원으로 임상현장에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민규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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