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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훈 칼럼] 청와대는 응답하라

2019-09-26기사 편집 2019-09-25 18:16:43      곽상훈 기자 kshoon0663@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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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이상 기류가 감돌고 있다. 충청권 주요 현안 중 하나인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에 먹구름이 드리우면 서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정상 추진되는가 싶더니 불투명해 보이면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선 세종집무실 추진을 접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당사자인 청와대는 "결정된 바 없으며 논의 중"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짐작하건대 청와대 내부에서 세종집무실 설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지 않는 기류가 감지된다. 행안부가 들어설 신축 세종청사에조차 대통령 집무실 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점도 거슬리긴 마찬가지다. 당장이라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으면 좋은 텐 데 속만 태우는 형국이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행정수도 완성으로 가는 길이다. 청와대발 불길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행정수도 완성의 길도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올 초 대통령 광화문 집무실 포기 발표에 이어 청와대 정책실장 주도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한 테스크포스(TF) 설치 운영은 충청권에 큰 기대를 줬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세종에 내려 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찾아보라며 TF 설치를 지시했다는 점에서 강한 세종행의 단면을 읽을 수 있었다.

7개월여가 흐른 지금 문 대통령의 마음이 달라진 것일까. 아니면 청와대 TF팀이 직무를 방기한 것일까. 청와대가 세종집무실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나돌며 혼란을 부추긴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 청와대가 세종집무실 설치를 제시하지 않은 데에는 곡절이 있을 테다. 지금 당장 추진한다 하더라도 2022년쯤이나 준공된다는 걸 안다. 그러면 문 대통령이 세종집무실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됐음 직하다. 현직 대통령이 이용할 수 없어 세종집무실 설치 논의를 중단했다면 이는 커다란 오판이다.

문 대통령은 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4차례 가졌다. 회의가 있을 때마다 불편이 컸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세종집무실 설치에 회의적 기류가 감지되는 건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세종청사 1동(국무총리동)에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임시업무 공간이 있긴 하지만 상시적으로 사용하기엔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징성 있는 세종집무실이 필요한 이유다. 세종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면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약속한 행정도시 완성을 앞당기고 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힘 있게 추진돼야 함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시점에서 경계해야 할 건 정치권의 힘 빼기 행보다. 지역 현안에 대해 지역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힘의 분산을 가져오게 하는 행동은 지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른미래당 대전시당이 보인 행보가 그렇다. 이 당은 최근 생뚱맞게도 국회 분원을 세종이 아닌 대전에 설치할 것을 주장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충북에서도 국회 분원 오송 유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지역 현안을 놓고 좌중지란이 일 우려가 크다. 지역이기주의가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발 세종집무실 부정 기류를 걷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지역의 당면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선 지역 정치권이 합심해야 함은 당연하다. 여당도 세종의사당뿐 아니라 세종집무실을 당론으로 확정해 당청이 힘을 합쳐 행정수도를 성공적으로 이끌 책임이 있다. 대통령과 여당이 내놓은 공약을 뚜렷한 입장도 없이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야당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주장한 것처럼 국정 신뢰성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세종집무실에 대한 보다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리하지 않으면 충청에 두고두고 짐이 될 게 뻔하다. 이젠 청와대가 답을 내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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