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력(握力)은 손아귀로 무엇을 쥐는 힘을 뜻한다. 팔씨름 선수들은 상대방의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승패를 짐작할 수 있다. 손을 맞잡는 것만으로도 상대선수와 내 자신의 힘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영화 `오보 더 톱`은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다. 미국 전역을 고독하게 누비는 장거리 트럭 운전사인 실베스터 스탤론은 우연한 기회에 부잣집 딸 크리스티나와 사랑에 빠져 아들 마이클을 얻지만 장인은 그를 손자와 떼어놓는다. 10년의 세월이 흐르고 크리스티나가 세상을 떠난 후 스탤론은 잠시 마이클을 만나지만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고 믿는 마이클은 좀처럼 호크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스탤론은 자신의 진심을 증명하기 위해 세계 팔씨름 대회에 나가고 결국 세계를 평정한다.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영화 `챔피언`은 한국판 팔씨름 영화라 수 있다. 마동석은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기 위해 손아귀 힘을 기르는 훈련을 하고 대회에 나가 우승을 거머쥔다. 어찌 보면 팔씨름이라는 단순한 스포츠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전력을 다하는 모습에서 스포츠로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손을 잡고 하는 힘 겨루기를 통해 상대방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기에 그만큼 악력이 중요한 운동이다.

최근 손아귀 힘인 악력이 건강을 측정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악력이 높을수록 2형 당뇨병 발생위험이 많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은영 교수가 2014-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8082명을 대상으로 악력과 당뇨병 발생 위험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또한 미국 미시간대학 간호대학 셰리아 로빈슨-레인 교수 연구팀이 `건강-은퇴 연구`(Health and Retirement Study) 참가자 약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8년간 진행한 조사 결과 손의 쥐는 힘인 악력 약화가 인지기능 손상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악력만으로도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한 악력은 강한 남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건강도 챙기도 강한 남성미가 물신 풍기도록 악력을 강하게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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