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시소를 탔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높이 올라가기 위해선 두 다리에 힘을 줘야 했고, 이와 동시에 반대편에 앉은 친구를 내려다보게 됐다. 친구는 이에 질세라 박차고 오르며 서로 오르락내리락 거리기를 반복했다.

서로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학생과 교사의 시소놀이는 2010년 이후 지속됐다. 학생이 `스승의 그림자도 밟을 수 없던` 시절, 교실에서 학생들의 권리는 없었다. 임금과 한 몸으로 칭송되던 교사들은 학생의 잘못을 체벌로 다스리며 학생들을 내리깔았다. 2011년 학교 체벌금지법이 시행되자 상황은 역전됐다. 매로 학생을 다스리는 데 익숙했던 교사들은 체벌금지와 동시에 권위를 스스로 잃었고 반대로 학생들은 기세충천했다. 기존에 유지됐던 교실질서가 무너지면서 학생들은 교육활동을 본격적으로 방해하기 시작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눈치까지 살펴가며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온전히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29일 낮은 곳에서 한참동안 학생을 올려다보기만 했던 초·중·고 교사들이 반가워할 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교육부가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교사의 교육활동을 방해한 학생을 처벌하기 위한 합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해마다 평균 100건에 달하는 교육활동 침해를 겪어온 일선학교 교사들과 대전교육청 관계자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드디어 교권을 회복시킬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한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학생과 교사 사이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학교 체벌금지법 이후 추락했던 교사의 지위가 일정부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소는 `승부가 가려지지 않는 경기`라는 영어 뜻도 가진다. 교실 속 시소놀이. 애초에 승부를 가릴 수 없는, 가려서는 안되는 것이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서로를 내려다보기 위한 행동들이 계속됐다면, 이번 개정안을 발판 삼아 앞으로는 균형을 맞추고 오히려 서로를 치켜세워주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됐으면 한다.주재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재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