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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평] 기대 난망한 12척의 기적

2019-08-07기사 편집 2019-08-07 07: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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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동회 호서대 기술경영대학원 겸임교수
2014년 개봉한 '명량'은 천만관객을 동원한 국민영화였다. 1592년 임진년 일본의 조선 침략으로 시작된 7년 전쟁은 강토가 초토화 되고 죄 없는 백성들이 도륙되는 지옥의 세상이었다. 협량하고 문약한 선조와 집권 동인 세력이 권력유지를 위하여 일본의 침략 야욕을 애써 외면하며 거짓 평화 분위기만을 띄운 참혹한 결과였다. 이 와중에 이순신은 조정의 지원도 없이 어렵게 군비를 마련하며 병사들 훈련시키는 한편 잠 못 자며 이길 궁리를 하였다. 이런 준비와 각오는 12척의 수군으로 왜군 133척을 물리치는 명량해전이란 세기적 기적을 만들어 냈다.

헌데 이 승리의 12척을 한일 갈등이 첨예화하는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7월 12일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들고 나왔다. 아마도 일본의 반도체 핵심 3대 소재 수출 규제 조치 발표에 결연히 맞서겠다는 지도자의 의지와 다짐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애국 감성 선을 자극하기에 딱 맞는 스토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후 죽창가에 의병, 쫄지 마 등의 반일 선동적인 나팔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며 일본 제품 불매와 여행 취소 등 반일감정 심화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있는 엄중한 국제현실에서 감정적 애국주의와 무작정 반일과 대치만으로는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잘살게 할 수는 없다. 한반도는 엄연히 체제를 달리하는 두 국가가 존재하며 38선을 경계로 핵으로 무장했을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있다. 또 한쪽에는 세계 최강의 미국과 언제든지 전쟁이 가능한 일본과 한편이 되어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도 끝내 틀어지고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은 고사하고 소원한 관계가 된다면 한국은 외톨이가 된다. 마치 구한말 시대의 정세와 유사하지만 그보다도 한층 더 위태롭다.

우리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커졌고 국민이나 나라 살림살이도 이에 맞추어 돌아가고 있지만 외톨이가 되는 순간 경제의 추락은 순간이며 자유대한민국 5천만 국민의 생존을 아무도 보장하지 못한다. 따라서 12척의 결기나 감정적 반일 애국주의가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는 면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의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나 화이트 리스트 국가 제외로 우리의 반도체나 기계류 산업에 심대한 타격이 되지만 일본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일본 총 수출액의 6.9%가 한국이며 무역 흑자국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에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접점이 여기에 있다. 지금 같은 한일간 대치는 서로간의 경제적 피해는 커지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가져 올 것이 분명하다. 일본과의 역사적 구원은 4년 단임 정부가 단칼에 청산할 수도 없고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직시하고 상호호혜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정은에게 쏟는 비굴한 정성의 1만분의 1이라도 담아 접근 한다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단초가 된 2015년의 한일위안부 합의 파기, 대법원의 강제 징용자 배상 판결 등에 대하여 외교적 해법을 빨리 모색해야 한다. 이에 대하여 친일이냐 매국굴욕이냐의 논쟁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이 땅에 불러드렸던 당시 집권세력의 권력유지를 위한 명분 싸움이나 다름이 없다. 이순신은 정파적이거나 명분만으로는 전쟁을 하지 않았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이기는 전쟁을 했기에 23전 23승을 하였고 왜군은 장군을 두려워하고 기선을 제압당했다. 감정적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정략적 여론몰이는 정권의 인기관리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국가에 대한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 글로벌화 한 세상에서 12척의 기적은 다시는 일어나지도 않고 기대해서도 안된다.

예견되었던 상황관리에 실패한 문 정권은 지피지기의 입장에서 정치적 이해를 떠나 국민과 기업들의 피해가 없도록 국익을 위하여 하루 빨리 이 위험한 치킨게임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또한 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 지원과 각종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 반일을 뛰어 넘는 극일의 길이며 유성룡의 징비록이 주는 교훈이다.

김동회 호서대 기술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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