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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충남은 총선 화약고

2019-08-01기사 편집 2019-07-31 18: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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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현안 사업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내년 총선을 전망하면 충남권이 화약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맞고 안 맞고가 중요하다기 보다 현재 상황이 그런 일이 일어날 핍진성을 강화시키고 있어서다. 가능하면 화약고 단계로 이행되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돌아가는 사정, 정치 풍향 등에 비추어 볼 때 안 좋은 길로 접어들 확률이 높다.

일반론적으로 특정 지역의 현안 사업엔 그 지역의 핵심이익이 수렴된다. 그래서 어떤 사업이 관철되고 안 되고에 따라 지역 여론은 묵직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충남의 경우 혁신도시 지정, 서해선-신안산선 직결, 평택-오송 복복선의 천안아산 정차역 설치 등 이 3개 이슈를 꼽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상황은 순서대로 '불발' '환승' '누락'으로 요약된다. 당분간 출구가 안 보이는 그런 형국이다.

충남권 여론 하부 지층은 이들 현안으로 말미암아 강한 부하가 결려있는 것에 비유된다. 어떻게든 해법을 찾기 위해 용을 쓰고 있는데, 그러나 미로 탈출이 여의치 않다. 여론이 기대 수준과 달리 외부의 빗장에 의해 갇혀있게 되면 자극된 민심은 활성화한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생성되고 비등하고 팽창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역으로 운동하는 에너지에 눌려 태풍 소멸되듯 하면 다행이지만 그런 전변이 일어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이렇게 충남권에 동시다발로 갈등사안이 진행중이라는 점이 수상쩍다. 그 대척점에 국토부가 있다. 충남권 정서와 국토부가 불화하는 구도라 할 수 있는데 불화여부를 떠나 국토부를 극복하지 못하면 충남권 핵심 이익이 기약 없이 표류하게 된다는 게 딜레마다. 국토부가 충남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므로 각각의 사업과 관련해 그 쪽에서 보는 사정이 없지 않겠지만 아무러하든 가장 나쁜 시나리오인 것은 맞다.

상대 진영 수장부터 의외의 강자로 인식된다. 그는 지금 수도권 3기 신도시 문제 방어에 힘을 쏟고 있는 것 같고 한편으론 내년 총선 출마가 예정돼 있어 자기 지역구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하는 처지다. 말하자면 충남 현안에 대해 세밀하게 귀를 기울일 형편이 못 되는 것이다. 충남에도 혁신도시 지정을 가능케 하는 법안이 국토위 법안소위 심사 단계에서 무력화된 일이 단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사실은 충남권 대응 전력이 문제인 측면이 없지 않다. 국토부는 3선 의원 장관이 이끌고 있다. 그에 비해 충남의 정치력은 비대칭적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충남에 현역 의원 11명이 있지만 특히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정치이력이 열세에 있다. 그게 이유의 전부일 수 없다 해도 말발이 먹히는 정도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정점을 공략 못하거나 막후 채널이 빈약한 형국이어서 충남의 인적 옵션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관계로 혁신도시, 서해선 등 의제를 나름 제어하는 한국당 의원의 활약상이 두드러져 보인다.

이들 충남권 이슈가 이대로 겉도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내년 총선에서 충남권은 잘 다루지 않으면 터지는 화약고화 할지 모른다. 홍성-예산-아산으로 이어지는 서해선 벨트가 심상치 않을 듯하고, 천안아산 정차역 설치 문제도 천안 3석, 아산 2석의 지역구 지형에 적잖이 충격파를 몰고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강수계 보(洑) 해체 논란의 둑마저 터지게 되면 무슨 사변이 생길지 예측불허다.

지역이 정책적 불발탄 이슈들에 대한 피로도가 적지 않은 마당에 표 논리의 작동은 경계돼야 한다. 다만 지금의 정치지형이나 인적 역량이 미덥지 못하다면 리셋 혹은 리빌딩 수준의 표심이 분출되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지역 현안마다 요로에 건의하기 바쁘거나 무슨 무슨 결의안을 내는 식의 저강도 퍼포먼스만으로는 공고한 기득의 벽 앞에서 무력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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