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표정도 어둡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고인물 같이 침체됐더라고요."

지난 3월, 김호 전 대전시티즌 대표이사가 사퇴한 후 대전 구단을 찾았던 지역 체육계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의 표정이나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조직의 분위기가 어떤 지 알 수 있는데 대전 구단은 생기가 없더라"라고 덧붙였다.

대표이사의 중도 사퇴에, 신인선수 선발 공개테스트 점수 조작 의혹 등 어수선한 구단 분위기가 직원들의 사기를 꺾고 분위기를 가라앉혔을테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구단 사무국의 분위기가 당면한 문제로 받은 영향보다 오랜 시간 쌓여온 `대전시티즌 사무국` 자체 분위기로 느껴졌다고 첨언했다.

한 달 뒤 최용규 대표이사가 부임한 후 대전은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방만 운영과 온갖 비리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칼을 들이댔다.

투명한 선수단 운영과 내부 도덕성 강화를 위해 각각 선수단운영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발족한 게 시발점이다. 선수단 규모를 다른 K리그2 수준의 규모로 줄여 정상화에 시동도 건다.

방만 운영으로 질타를 받았던 사무국 조직도 개편했다.

전략사업팀, 전력강화팀 등 최 대표의 조직 운영 방향성을 담은 명칭으로 간판을 바꿨다.

최 대표는 "이번 쇄신은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며 "위원회 발족을 필두로 현안문제에 대한 과감한 혁신을 진행해 대전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쇄신은 내부에서부터 시작한다.

간판을 바꿔 달고, 기존에 한 차례 운영됐던 운영위를 다시 가동한다고 해도 내부에서의 쇄신 의지가 없는 한 헛바퀴 도는 쇄신안일 뿐이다.

최 대표 이전, 대전을 거쳐간 여러 대표들도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대전의 쇄신안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공회전했다.

내부 쇄신은 `고인물`로 지목받은 사무국의 체질 개선과 개혁을 위한 의지에서 출발한다.

쳇바퀴 돌 듯 매번 나왔던 쇄신안이 도로묵이 되지 않기 위해선 조직을 운영하고 이끄는 사무국부터 달라져야한다. 내부 자체 쇄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시민이 바라는 변화는 요원할 뿐이다. 강은선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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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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