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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이낙연·이완구는 호적수

2019-07-04기사 편집 2019-07-03 18: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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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가 내년 4월 총선 최대 격전지로 지목된다. 지금 시점에서 단언키 이른 감이 들지만 그렇게 될 조짐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맞다. 격전지라 함은 한치 앞 승부를 예단하기 어려우면서 정치적 라이벌과 맞붙는 구도가 성사되는 지역을 말한다. 다만 이 요소만으로는 부족하고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 그들이 차기 대선주자급이면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런 예측이 적중하려면 이낙연 총리의 세종 출마가 전제돼야 한다. 그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치 면에서 2, 3위 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는 추세다. 그러니 이 총리가 세종에 총선 깃발을 꽂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직 총리로서 정치적 거점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출마 지역 선택지가 비(非)탄력적이라면 갈길이 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종이 아니면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 출마가 상정된다. 이 총리가 그 방면을 노리긴 쉽지 않을 듯하다. 6선 정세균 의원이 버티고 있고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주소지를 두고 여의도 컴백 발판으로 삼으려 예열중이어서 전략공천을 받기가 껄끄럽다. 그에 비하면 세종은 민주당 결심이 서면 이 총리가 무혈공천을 받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곳으로 꼽힌다.

이 총리가 세종에서 출마한다면 한국당에서도 그에 필적할 호적수가 출사표를 던져야 빅매치에 걸맞은 필요충분조건이 완성된다고 본다. 유·불리를 떠나 이 총리에 견주어 정치적 볼륨이 밀리지 않는 인물이 등판할 때라야 판이 커지는 동시에 흥행도 보장될 수 있다. 그에 부합하는 보수진영 인적 자원으로는 이완구 전 총리가 1순위에 들어온다. 이 전 총리는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해 놓은 상태다. 정치 인생 2막 무대에 오르겠다는 시그널을 이미 발신했다.

이 전 총리 선택지 안에 세종 출마 옵션이 들어있는 것은 확인이 끝났다. 그 외에도 홍성·예산, 천안, 대전 서구 등도 출마 예상지로 거론된다. 그에겐 이들 지역 모두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다. 문제는 그가 세종 출마를 불사한 것인지에 있다. 견해가 분분하고 이해 충돌의 여지가 없지 않으나 결론적으로 말해 이 전 총리에게 세종 출마는 정치적으로 매력적이라는 분석의 틀로 접근해볼 수 있다.

우선 상대가 이 총리라면 체급의 등가성을 충족시킨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나 비례대표를 저울질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 총리 맞수로 이 전 총리를 대체할 만한 당내 카드가 찾아지지 않는다. 모로(세종 외 지역구) 가도 서울로(국회 입성) 가는 길이 있다는 주장과 주변의 물밑 설득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근시안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그의 출마가 의석 1개를 얻고 말고를 뛰어넘는, 정치적 중대 변곡점과 맞물리는 까닭이다.

이 전 총리의 세종 출마는 정치적 계산법상 손해 날 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진보진영 지지율 1위와 일전을 벌이는 일이고 선거 지형도 나쁜 편은 아니다. 이 전 총리는 충청대망론 전도사역을 자임하고 있다. 그 불씨를 지피는 데 세종은 적지(敵地)이자 적지(適地)로서의 중의적 상징성이 배가될 수 있는 땅이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세종 결투와 연동되는 금강벨트 민심의 파괴력과 전후방 표심 확장성을 감안하면 결론을 도출하기가 외려 홀가분해질지 모른다.

전·현직 총리가 맞붙게 될 경우 내년 총선은 세종에서 역대급 흥행 기록을 쓰게 될 듯하다. 서울이든 어디든 두 사람 매치업을 능가할 조합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종 총선은 대권으로 가는 필수적 관문으로서 정치적 권위까지 덤으로 흡수하는 효과도 기대해 봄직하다. 총리 출신끼리 세종 고지전을 벌인다면 이만한 눈 호강을 언제 다시 누리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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