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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4차 산업혁명과 법률혁명

2019-06-06기사 편집 2019-06-06 09: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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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9일 세기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세계적인 바둑기사로 평가되던 이세돌과 인공지능인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이었다. 바둑에서의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까운 만큼 인공지능이 이를 계산하기는 불가능할 것이고 따라서 이세돌이 승리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결과는 4대1 인간의 패배이었다.

사람들은 인간이 즐기는 가장 창의적인 게임인 바둑에서 인간의 대표가 패배하였다고 여겼다. 그리고 은연중에 인간의 두뇌영역마저 추월당했다는 상실감에 사로잡히기까지 했다. 한편으로는 승리자인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흔히 1차 산업혁명을 증기기관의 혁명, 2차 산업혁명을 전기의 혁명, 3차 산업혁명을 컴퓨터와 인터넷의 혁명이라고 정의한다. 또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혁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빅데이터,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에 있다고 한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신경세포의 구조를 모방한 것인데, 기술적인 문제로 1990년대에 반짝하였다가 몰락하였던 기술이었다. 과거 우리나라의 가전제품에는 인공지능 퍼지시스템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 후 2006년도에 들어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의 연구팀은 기존 인공지능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2012년에는 힌튼 교수의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국제경연대회에 우승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힌튼교수의 제자들에 만들어진 알파고가 2016년에 등장함으로써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였다.

알파고가 보여줬듯이 새로이 등장한 인공지능은 과거 전자제품에서나 기능한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제는 컴퓨터가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을 실행한다. 그리고 머신러닝을 통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이제 모든 산업과 경제 구조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MS, 아마존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은 모두 미래의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에 있다고 판단하고 전폭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국가와 기업의 생존기술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런데 법률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가장 보수적인 분야다. 이런 법률 세계도 인공지능에 의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컴퓨터는 전통적인 법률 업무를 자동화 시키고 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은 법률(Legal)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법률서비스인 리걸테크(legaltech)라는 새로운 법률 산업을 탄생시켰다. 미국은 최근 5년 사이에 리걸테크 스타트업이 1000개 이상 생겼다. 미국의 IBM이 개발한 법률 AI 로스(Ross)와 같은 인공지능 법률 서비스는 사람의 일상 언어를 알아듣고 질문에 대해서 정확한 법적 자료를 제시해 준다. 인공지능은 지능형검색, 계약서 분석, 재판예측, 문서자동화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법률인공지능이나 리걸테크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에서는 인텔리콘 메타연구소가 최초로 '아이리스','유렉스' 등 인공지능을 이용한 법률시스템을 선보였다. 대법원은 2021년까지 AI 소송 도우미를 개발할 계획이고, 법무부는 AI 챗봇 '버비' 2세대를 발표했다. 이처럼 법률의 인공지능화 서비스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미래에는 변호사들의 업무 형태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현재의 법률가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지식을 검색하고 생산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면, 미래의 법률가들은 검색을 넘어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법률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몰고 온 세계 경제포럼(WEF) 회장 클라우스 슈밥은 "새로운 세계에서는 큰 물고기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이긴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흐름을 이해하고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절대 유리한 시점이다. 이런 흐름에 발 맞춰 우리나라 법률시장과 법률가들도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김한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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