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선 기적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사랑~`

1958년에 나온 반야월 작사·김교성 작곡, 박경원 노래 `만리포 사랑`의 첫 소절이다,

`마른 모래바람이 가슴을 쓸고 가는 날이면 만리포 바다를 보러 오시라`

만리포해수욕장 개장 50주년 기념사업으로 공모 당선된 박미라 시인이 쓴 `만리포 연가` 중 일부다.

서해안 3대 해수욕장인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 앞에는 `만리포 사랑` 노래비(1994년)와 `만리포 연가` 시비(2005년)가 나란히 있다.

이 노래와 시가 만리포의 사랑을 노래했다면 또 다른 시비와 비석은 아픔 그 자체다.

`123만 명 자원봉사자들이 타오르는 불꽃처럼 피어나는 생명의 존엄으로 태안 검은 바다와 황폐한 모래와 미끈거리는 바위를 막아섰다`

박동규 시인의 시 `누가 검은 바다를 손잡고 마주 서서 생명을 살렸는가` 중 한 구절이다.

2007년 12월 7일 만리포 북서방 6마일 해상에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기름 유출 사고로 절망의 검은 바다를 희망의 바다로 바꾼 123만 명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을 찬양한 시다.

이 시비 옆으로 기름유출 사고 전 만리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깨끗했던 태안 앞 바다가 기름유출 후 기름 범벅으로 죽은 바다가 됐으나 자원봉사자 123만 명의 인간 띠로 다시 살려낸 태안 앞바다까지 5개 테마로 나눠 사진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비석도 있다.

`서해의 기적 위대한 국민`이다.

시비와 비석은 사고 발생 1년 뒤인 2008년 12월 5일 세워졌다.

그렇게 예전의 온전한 모습으로 만리포해수욕장은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다.

한 때 누군가에는 사랑, 낭만, 추억, 아픔이었던 만리포해수욕장이 부산시 송도·해운대·송정해수욕장과 함께 1일 전국 270여개 해수욕장 중 첫 개장을 했다.

예년보다 1개월이나 앞선다.

만리포해수욕장은 이날부터 8월 18일까지 79일 중, 15일(7월 27일-8월 10일)은 오후 10시까지 야간에도 개장을 한다.

때 이른 더위가 개장을 앞당겼고, 한낮 폭염을 피해 야간에 만리포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첫 야간개장 도입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뭐 하나 시원할 것 없는 요즘, 이른 해수욕장 개장 소식이 잠시나마 청량감을 준다.

바야흐로 해수욕장 계절이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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