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판매건수 지난 1년 간 113건, 140억 원에 그쳐, 전국적으로도 1000건 못 미쳐

정부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제 2금융권 대환대출 상품 `더 나은 보금자리론`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대와 달리 상품 출시 1년이 되도록 대출건수가 900여 건에 불과하고 금액도 당초 취급예산의 25% 수준에 그쳤다. 대전·세종·충남과 충북을 포함한 충청권도 100여 건에 그치며 지지부진했다.

14일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에 따르면 더 나은 보금자리론은 정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서민·실수요자 주거안정을 위한 금융지원방안의 후속조치로 출시됐다.

보험업, 상호금융,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 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기존의 구조전환형 보금자리론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씩 우대하고 대출한도도 최대 3억 원(3자녀 이상 가구는 4억 원)으로 확대했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전자약정을 이용할 경우 금리우대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품 출시 1년을 맞은 현재 기대와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 누적 대출건수는 지난 13일 기준 961건에 불과하기 때문. 출시 직후 지난해 6월 27건으로 시작해 지난해 10월 139건까지 증가했으나 점차 대출건수가 줄어들며 지난달 63건에 그쳤다. 대출금도 누적액 기준 1200억여 원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당초 예산이었던 5000억 원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충청권도 매달 대출건수가 10건 내외로 지지부진했다. 지난 13일 기준 누적건수는 113건, 대출액은 141억여 원 수준이었다. 지난 1월과 3월, 이달 대출금리가 조달비용 감소에 따라 각각 0.15%, 0.05%, 0.2% 포인트 인하됐지만 판매 실적은 미미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더 나은 보금자리론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월상환액 부담을 꼽는다.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 이자만 상환하고 있지만 더 나은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탈 경우 이자와 원금을 동시에 분할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2금융권 입장에선 수익성이 좋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출 자산인 주담대 채권을 넘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안내가 부족하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플래카드 설치 등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벌였지만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금액의 절반을 만기 때 일시상환할 수 있는 등 월상환액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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