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취임 후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과 상견례를 가진다고 한다. 특히 이번 상견례는 지난달 30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9번째 방북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한 이후 이뤄진 것이라 국내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인 193명은 더불어민주당의 원혜영·이석현·이인영·심재원 의원, 민주평화당의 정동영·최경환 의원, 바른미래당의 김동철 의원,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 등 8명과 함께 오는 5월 9일 방북하는 신청서를 접수했다.

개성공단의 전면중단조치는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권에서 이뤄졌다. 이는 북한이 1월 6일 제4차 핵실험의 강행과 2월 7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한 것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남측의 개성공단 전면중단조치가 개성공단 내의 업체들과의 사전 협의나 예고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주기업들을 강제 철수시켰다는 점이다. 김정은 정권도 곧바로 개성공단의 남측 인원 추방과 자산동결 선언으로 대응했다. 문제는 북측이 개성공업지구와 인접한 군사분계선의 전면 봉쇄, 서해선 육로의 차단, 개성공단의 폐쇄와 군사통제구역 선포, 군 통신과 판문점 연락통로의 폐쇄 등으로 반응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에 원자재와 제품, 설비들을 그대로 남겨둔 채 철수하고 말았다. 개성공단 124개 입주기업들이 철수하면서 남겨두고 온 투자자산과 유동자산 등의 물품 피해액만 금액으로 약 1조 5000억원에서 2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5000여 개 협력업체들과 이들 업체의 6만여 명 노동자들 모두가 도산과 실직의 위기 속에서 입주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개성공단 폐쇄이후 현재까지 3년여가 넘도록 고통의 나날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개성공단의 폐쇄 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개성공단의 공장 및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을 신청해오고 있다. 이들의 방북신청은 박근혜 정부에서 3차례,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 6차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신청이 9번째인 셈이다. 이 때 그동안 8차례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방북신청은 모두 승인되지 않았고 불허됐다.

그렇다면 지난달 30일 통일부에 제출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9번째 방북신청은 승인되고 허용될 것인가, 아니면 기존과 마찬가지로 거절되고 불허될 것인가?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의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 답은 바로 이의 승인과 허용이 정답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방북 신청 이유가 한마디로 개성공단에 두고 철수한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단초로 개성공단 사업재개에 나서는 길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방북하지 못하고 3년여 동안 9차례나 방북신청을 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는 어떤 희망(希望)의 길이 필요한 것인가! 단언컨대 이 요구는 희망이 고문(拷問)을 당하는 길이 아니라 희망이 용기(勇氣)를 얻는 길로 나가는 선택인 것이다. 이젠 희망의 용기를 선택하라. 이들의 9차 방북 신청이 반드시 수용되는 길, 희망용기의 길을 반드시 선택하라. 지난해 11월 통일부가 이들에 대한 방북 허용의 결정 및 통보를 고려했던 움직임이 있었지 않았는가.

시간은 마냥 우리에게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은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개념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세월이라고도 한다. 오늘날 시간이 돈이라는 개념에서 볼 때,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게 있어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바로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간이란 관점에서 통일부는 즉시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향한 입주기업들의 9차 방북신청서를 승인하는 희망용기의 길부터 열어가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비상대책위원회의 정기섭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차 방북신청 및 기자회견에서 절규했던 구호, "기다리는데 지쳤다! `희망고문` 끝내자!"라는 외침이 "기다렸는데 살았다! `희망용기` 시작하자!"라는 함성으로 울려 퍼지도록 모두 `가즈아`!

윤황 충남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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