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선의원의 일탈행위가 예산군의회 개원 이래 첫 윤리위원회가 구성, 소집돼 출석15일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는 초유의 사태를 몰고 왔다.

의회가 징계를 묻게 된 것은 초선의 K의원이 군 의회가 지난달 26일 개최한 `예산군 물 자치권 확보를 위한 의정토론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행사를 주관하다시피 한 K 의원이 홍보물 발주에 관여했다는 소문이 돌자 이승구 의장이 지난달 11일 열린 의원간담회를 통해 의원들의 행사 등의 이권개입 및 일탈에 대한 경고수준의 수습에 나선 것.

이 자리에서 의장의 경고식 발언에 격분한 K 의원은 책상을 내리치며 간담회장을 나간 후 곧바로 의회사무과에 사직서를 제출해 물의를 일으키다 지난달 18일 자진 사직철회했지만 이 모두가 의원품위 유지를 손상시켰다는 명목이다.

물론 개인 일탈로 볼 수 있겠지만 주민대표로서 군민의 복리증진과 군정발전을 위해 직무를 수행해 달라고 선출된 의원의 입장과 의회구성원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며 사직서까지 마구 휘두르는 사태는 젊은 일꾼이라지만 혈기로 생각하기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우리말에 한번 쏟은 물은 다시 주어 담기 힘든다는 복수불수(覆水不收)라는 말이 있듯이 K의원의 이번 사직서문제는 후자에 남을 행동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승구 의장의 리더십에 큰 상처는 물론 의원, 의회사무과 공무원들까지 심한 격랑(激浪)에 휩싸인 이번 사태는 의원징계로 말미암아 초선의원의 무경험과 젊은 혈기에 욱하는 마음으로 간주하기엔 무언가 떨떨음한 맛과 동료의원을 아무리 친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도 규칙을 어겼을 때는 공정하게 법에 따라 심판해야 하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마음으로 중징계를 안겨준 의원구성원간의 갈 길이 험난함을 엿볼 수 있어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목숨이나 다름없는 사직서까지 내던진 K의원이 이세상에는 자신의 능력과 청렴함을 알아주는 이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일찍 깨우치고 `내탓이요`라는 성경의 말씀처럼 `경솔한 행동에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 한마디만 일찍 내놓았다면 이런 사태는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란 후문이 왠지 씁쓸하다.

공직자, 군민의 `갑`으로 떠오른 의원들이 파도없이 잔잔한 호수의 물속이 깊다는 생각으로 이번 사태를 묵인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이참에 청렴한 의회상을 확립해 보이길 기대해 본다.

박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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