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전경.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충남대병원 전경.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대전권 주요 대학병원들이 레지던트(전공의) 정원 확보를 위해 추가 모집까지 단행했지만 단 한 곳도 정해진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의료계를 중심으로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화가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지역 주요 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은 지난 3-4일 2019년도 전공의 추가 모집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이들 병원들은 지난해 시행한 전기 모집에서 모집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충남대병원의 경우 이번 추가 모집에서 외과, 산부인과, 병리과, 핵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9개 진료과에서 총 10명을 모집했다. 또 을지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외과, 비뇨의학과 등 5개 진료과에서 8명을 추가로 모집했으며 건양대병원은 산부인과에서만 1명을 모집했다. 하지만 모집 기간 동안 신청을 마친 인원은 을지대병원에서 1명에 불과했으며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은 지원자가 없었다.

그나마 건양대병원은 산부인과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에서 모집 정원을 채웠지만 충남대병원, 을지대병원은 정원의 20% 정도가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주요 비인기과로 분류되는 흉부외과, 병리과 등에는 지원자가 전무했으며 외과나 비뇨의학과의 경우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병원이 많았다. 반면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정형외과 등의 경우에는 이미 전기 모집에서 정원을 확보해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현상은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화, 비인기과 지원을 위한 대책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아쉬운 마음뿐"이라며 "수도권 병원들은 그나마 낫지만 이대로 가면 지방 병원들의 전공의 미달사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병원들은 올 하반기 추가 모집을 통해 정원 확보에 나선 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비인기과와 함께 일부 진료과에서도 전공의 미달 사태가 벌어지면서 병원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에서도 전공의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외과, 흉부외과 등과 더불어 출산과 관련된 진료과 또한 비인기과로 분류되지 않을 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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