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국 참관하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 영구 폐기, 미국의 상응조치와 함께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일 군사적대 관계를 종식시키고,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갈 것임을 선언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비핵화와 관련해선 유엔국 참관하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영구 폐기하고, 미국의 상응조치와 함께 영변 핵시설 폐기 등도 추진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전날 오후와 이날 오전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거쳐 합의된 공동선언에 서명한데 이어, 양국 국방부장관 군사합의문 서명식을 지켜본 뒤 기자회견을 갖고 선언문 내용과 의미 등을 설명했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와 실천적 대책들을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남북은 비무장지대(DMZ) 대치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을 제거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세부사항으로 `판문점선언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했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키로 약속했다. 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군사 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도 다짐했다.

비핵화를 위한 북측의 구체적인 조치도 제시됐다.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키로 했다. 또한 북한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남북정상은 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이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이란 의미"라고 부연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도와 도로 구축 등 남북경제협력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합의됐다.

올해 안으로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하는 한편,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자연생태계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고, 현재 진행 중인 산림 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전염성 질병의 유입과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해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도 강화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강조됐다. 우선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이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했다. 또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문화 및 예술 분야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는 한편, 우선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2020년 하계올림픽을 비롯한 국제경기의 공동 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유치하는 데 협력할 것이라는 것도 선언문도 담아냈다.

평양공동취대단·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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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한 후 발표하고 있다. 2018.9.19.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한 후 발표하고 있다. 2018.9.19.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하고 있다. 2018.9.19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하고 있다. 2018.9.19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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