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첫 실질적 비핵화 논의... 구체조치 발표여부 주목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인 `비핵화` 해법을 놓고 정상간 어떤 성과물을 어떻게 내놓을 지 주목된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17일 이번 정상회담 3대 의제로 △남북관계 개선·발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중재·촉진 △남북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을 꼽으면서도, `비핵화`에 분명한 방점을 찍었다.

임 실장은 "회담의 중요한 특징은 비핵화 의제가 들어있다는 점"이라며 "비핵화가 남북 정상 간에 의제가 된 적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핵화 의제는 북미 간에 다뤄지고 비핵화 문제를 우리가 꺼내는 데 대해 북·미도 달가워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핵화가 매우 중요한 중심의제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남북간 첫 실질적 비핵화 논의라는 것이다. 그것도 북미간 협상이 난항에 빠진 국면에서 진행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당장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어떤 비핵화 조치를 끌어낼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미국이 종전선언의 조건으로 요구해온 핵 신고 약속을 문 대통령이 받아낸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핵 신고와 검증을 수용하겠다고 한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은 그동안 자신들의 선제적 조치에 미국이 아무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인데다, 핵 신고 이후에는 추가적인 협상 카드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북측에선 핵시설과 핵물질, 핵무기로 나눠 그 첫 단계로 핵시설 신고를 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꺼번에 모든 카드를 다 내주지 않고, 첫 단계로 핵시설 신고를 하면 미국이 종전선언이라는 상응조치를 해주고, 이후 단계적으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김 위원장이 이미 밝혔던 `완전한 비핵화 의지` 만을 되풀이하면서 미국의 선(先)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미국 내 기류를 인지하고 있는 북한으로선 어떠한 방식으로든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 정상간 비핵화 의제에 대해 합의점이가 구체적인 방향성이 도출된다 해도, 이를 어떤 방식으로 내놓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합의문에 이를 담아낼 지 여부를 포함해 그 어떤 것도 지금으로선 예측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임 실장도 "두 정상 간에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합의가 나올지, 나온다면 얼마나 진전된 합의가 나올지, 구두 합의로 발표될 수 있을지 등 모든 것이 블랭크(blank·공란)"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선 남북간 상호 군사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올지도 관심 포인트다. 남북은 이미 군사회담을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화, 비무장지대(DMZ) 내 GP(전방초소) 시범철수, DMZ 내 공동유해발굴 및 지뢰 제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 접근이 된 것으로 전해는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문구로 담아낼 지 주목된다.

남북관계 개선 차원에서 경제협력과 관련해 어떠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 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은 이미 남북간 경험이 있는 사업이나, 남북간 철도 연결과 산림분야 협력은 새롭게 시도되는 만큼, 이번 방북단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급 인사들이 동행한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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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연합뉴스]
임종석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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