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단어가 있다면 `시작`과 `끝`일 것이다. 직장인, 운동선수 등 모든 사람들은 어떤 계기로 인해 첫 직업을 선택해 인생을 살아간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친구들이나 회사동료, 가족 등과 함께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간다. 처음이 있다면 끝도 있다. 제2의 삶의 살기 위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이가 많아 직업에서 물러나는 사람들, 자영업을 하다 운영난에 부딪쳐 일을 접는 사람들 등 그 끝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인생의 마지막에는 그동안 살아왔던 삶에서 은퇴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운전면허증에도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한데 따른 대책이다.

최근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골목길에서 70대 고령 운전자가 만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가 2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848명으로 집계됐다. 737명이었던 2013년 이후 4년 만에 15.1%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3년 5092명에서 지난해 4185명으로 17.8% 감소했다. 65세 이상 운전면허증 소지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294만 5737명으로 전체 면허소지자 3191만 4393명의 9.2%에 달했다.

정부는 2013년부터 65세 이상 노인운전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면 보험료를 5% 할인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교육 이수자는 9344명에 불과하다.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는 노인의 0.3%에도 못 미치고 있는 수준이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부산시가 처음으로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 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병원·음식점 등 이용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동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고령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운전을 언제 그만두느냐 여부는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자신들의 권리를 내려놓는 것인 만큼 이동권 보장 등 고령 운전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운전대를 내려놓을 수 있는 풍토가 우선시 되야 한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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